만나서 반가워

두 아이의 엄마가 되던 날

by 이국영

“수치가 10 이하로 떨어지면 수술도 못하는 거 알죠?”

다음 진료 때 수술 날짜를 정하자던 의사의 말이 무색해졌다. 검사 결과, 혈소판 수치가 또 떨어진 것이다. 11을 간신히 넘은 수치를 가리키며 의사는 말했다. 아기를 만나려면 지금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고.

임신 때문에 수치가 낮아진 것이니, 아기가 태어나면 산모도 아기도 무사할 거라는 설명에 응급수술이 결정되었다.


쏟아지는 물줄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눈물을 삼켰다.

‘괜찮아.. 괜찮아.. 우리 건강하게 만나자.’ 스스로를 다독이며 애써 웃었다. 무엇이든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질 거라는 믿음이 나를 붙들었기 때문이다.


수술실로 들어서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이는 남편에게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겁이 나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은 담담했다.


잠시 꿈을 꾼 듯, 눈을 떴을 때 친정엄마의 얼굴이 흐릿하게 보였다. “우리 딸 고생했네.” 다정한 목소리와 따스한 손길에 가슴이 울컥했다.


그리고 간호사 품에 안겨 온 아기를 품에 안는 순간, 몽글몽글 차오르는 행복과 함께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 같았다.


“만나서 반가워.” 작은 존재를 가슴에 꼭 안고 나직이 속삭였다. 그렇게 나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내 삶의 또 다른 여정을 시작했다.

사랑은 언제나 두려움보다 깊고, 삶은 늘 새로운 탄생으로 이어진다. 둘째의 탄생은 나의 오늘을 빛나게 했고, 내일을 기다리게 했다. 지금, 나는 또 다른 시작 앞에 서 있다.

ChatGPT Image 2025년 9월 16일 오후 08_12_52.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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