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는 길 위에서 행복을 다시 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슬픔에 얼굴을 감싸고는 마른세수를 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행복만 찾아올 줄 알았다.
그런데 그도, 나도 처음 부모가 되었기에 모든 게 서툴기만 했다.
사소한 일에도 감정이 격해져 싸움은 쉽게 커졌고, 언성이 높아질 때마다 아이에 대한 미안함도 깊어졌다. 되풀이되는 다툼 속에서 설명할 수 없는 상처를 받곤 했다.
어쩌다 대화를 시도하면 눈물부터 쏟아냈다.
남편은 그런 나를 감당하지 못해 자리를 피해버리곤 했다.
주말부부인 우리는 남들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데 더 긴 시간이 필요했다. 남편은 감정이 정리될 때까지 한 달, 두 달 집에 들어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 사이 나는 감정을 추스를 틈조차 없이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쉴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버텨야 했다.
나를 돌볼 여력조차 없어, 아이들이 잠든 새벽이면 쇼파에 덩그러니 앉아 남몰래 울음을 삼키곤 했다. 행복은 늘 곁에 있었지만, 그때의 나는 보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포기하는 법을 배웠다.
아니, 포기가 아니라 마음을 비우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
‘그도 나도 처음이니깐, 이번에도 내가 이해하자.’ 스스로 되뇌이며 한없이 가라앉는 감정을 다독였다.
시간이 흘렀고 아이들은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렇게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나도 조금은 어른이 되어 있었다.
상처를 피하지 않고 끌어안는 법, 이해라는 이름의 기다림을 배우며 조금씩 단단해진 나를 발견했다.
비워진 자리에, 남편과 아이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채워졌다.
오늘도 나는, 어른이 되는 길 위에 서 있다.
이제는 나를 조금 더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
뒤돌아보니 행복은 늘 곁에 있었다.
다만, 이제야 비로소 나는 그것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