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찾기 미션

급할수록 천천히

by 이국영

기분 좋게 아이들과 출근길에 나섰다. 그런데 지하주차장에 도착한 순간, 머리가 새하얘졌다. ‘내가 차를 어디다 뒀더라?’ 아무리 애써도 도통 기억이 나지 않았다.


영문도 모르는 아이들은 엄마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식은땀이 흐르고, 마음이 급해지니 손에 쥔 스마트키만 연신 눌러댔다. 하지만 불빛은 어디에서도 깜빡이지 않았다.


“엄마 괜찮아. 한번씩 눌러보자. 천천히...” 아이가 내 손을 잡았다.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한번씩, 천천히..’ 스스로 되뇌며 버튼을 눌렀다.


“아, 저기 있다!” 아이의 외마디가 이렇게 반가울 수가.


무사히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지각도 면했지만, 하루 종일 마음은 심란했다. 까마귀 고기를 먹은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기억이 나지 않았을까.


퇴근길, 핸드폰을 손에 들고 “쌤, 내 핸드폰 어디 있지?” 묻는 선생님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났다. 심란했던 마음이 씻은 듯 사라졌다.


웃픈 하루의 끝, 약국에 들러 영양제라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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