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파밸리 여행
[2021년 9월 11일 토요일]
part 1. 마운틴뷰에서 나파밸리로 (feat. 인앤아웃)
이날은 아주 순조로웠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로 부딪히지 않고 잘 지내기 위해 노력했고 배려했던 날이었다. 게다가 성이 너무 예쁘다는 나파밸리의 카스텔로(Castello) 와이너리 예약을 바로 전날 시도했는데, 거듭된 새로고침으로 한 시간 만에 예약에 성공을 했었기에 이날의 여행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마운틴뷰에서 나파밸리까지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고 하였기에, 출발 전에 인앤아웃을 들러 버거와 프라이즈를 테이크아웃했고 운전을 해가는 차 안에서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인앤아웃의 딸기 셰이크도 궁금하다며 추가로 주문했는데 너무 달아서 며칠을 냉장고에 넣어 두고 달달한 것이 필요할 때 아주 조금씩 마시곤 했다.
part 2. 카스텔로 와이너리
3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던 Castello di Amorosa 와이너리. 영어로 번역하자면 “The Castle of Love”라는 의미라고 한다. 중세의 투스칸 양식의 성과 와이너리이며 총 107개의 방이 있으며 이중 95개의 방은 와인을 만드는 것에 사용된다고 한다. 약 700년-800년 전에 유럽에서 쓰였던 건축 기술과 재료를 사용하여 이 성을 지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미국이 아닌 중세 유럽의 느낌이 물씬 났다. 나파밸리는 마운틴뷰보다 더 북쪽에 위치해서 날씨가 선선할 줄 알았더니 햇살이 아주 강하고 뜨거웠다.
part 3. 와인 테이스팅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와인 테이스팅.
요즘은 레드보다 가볍고 아로마가 풍부한 화이트나 달달한 와인이 좋아졌다. 술은 딱 즐길 정도만 하는 그와 나는 다행히도 와인 취향이 비슷해서 둘 다 반했던 와인들을 몇 병 구입했고 그중에는 우리의 최애 La Fantasia도 있었다.
"이거 마셔본 와인 중에 최고야."
나는 판타시아를 마시고는 평가란에 커다란 하트를 그려 넣었다.
"하트로 표시를 하네. 귀엽다. 얘는 뭐야? 찌그러진 하트?"
"응. 얘는 완전한 하트를 주기에는 맛이 부족해."
그는 숫자로 평가를 했고 나는 하트 모양으로 평가를 했다. 우리의 와인 취향은 꽤나 비슷했다. 살짝 달달한 와인을 좋아하지만 너무 단 와인은 또 별로다.
소믈리에 할아버지가 마지막에 달달하고도 진한 와인을 마실 때 씨 쏠트 다크 초콜릿 하나를 내어주셨는데 가르쳐주신 대로 와인 한 모금, 초콜릿, 그리고 다시 와인 한 모금의 순서로 먹으니 금상첨화였다.
이날 우리의 하루는 하루 종일 평화이자 행복이었다.
지내다 보면 이렇게 달달한 날도 꼭 한 번씩 오더라.
part 4. 회고
2021년 9월 26일
내가 떠나는 엘에이 공항에서 그가 울었다.
그가 우는 모습을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