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감기와 적자생존
4월, 이게 정말 봄 맞나 싶다.
우리나라 날씨가 맞나 싶기도 하다.
우박과 돌풍이 몰아친다. 오늘은 0도였고,
내일은 20도라니
하루하루 온도차가 이렇게 클 수 있나.
결국 나는 목감기에 걸려버렸다.
마스크를 쓰고, 목에 손수건을 두르고,
침대에 누워 찬찬히 생각해 봤다.
자연의 세계는 본래 약육강식이다. 적자생존.
약한 놈은 사라지고, 강하거나—적응하는 놈만 살아남는다.
그 유전자만이 남는다.
지금 나는 그 ‘적응하지 못한’ 쪽에 서 있다.
기온의 변화 하나에 바로 감기를 앓고 있으니까.
그뿐만이 아니다. 코로나 백신을 맞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가족은 멀쩡했는데, 나만 온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몸이 허락하지 않아도 2차까지는 어떻게든 맞았는데,
그때 생각했다.
나는 새로운 질병에 너무 취약하구나.
이런 식이면, 언제든 도태되기 쉬운 몸이구나.
만약 앞으로 나올 새로운 백신에도 내 몸이 거부반응을 보인다면,
나는 그 질병에 죽을 확률이 남들보다 높겠지.
그리고 또,
기술, 생활 방식, 시스템 모든 게
예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요즘은 그 속도가 더 빨라졌다.
느리게 가는 것 없이 초고속으로 돌아가는 시대.
나는 이 변화들이 버겁다.
자연 도태되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친다고 해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기계나 시스템 같은 건 배우면 어떻게든 따라갈 수 있겠지.
하지만 모든 걸 따라가는 게
과연 노력만으로 가능한 걸까.
문득 생각이 머문다.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결국 내 대답은 이거다.
쫓기듯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이런 취약하고 느린 나를 인정하며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 보면, 느리다고 모두 도태되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빠르게 적응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도태되면 어떠한가.
두려워하지 말자.
이런 나를 위한 기술도, 시스템도, 어쩌면 언젠가 만들어질지 몰라.
누군가는 나처럼 느린 사람들을 위해 일할 테고,
나도 또 누군가를 위해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러니 나는 오늘도, 이 느린 속도로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 보기 위해 이비인 후과에나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