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오고, 캄캄했다.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에 우산을 들고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그냥 걷고 싶었다.
걷다 보니 어느새 동네 호수 공원에 다다랐다.
그 위에 놓인 다리 난간에 서서 풍경을 바라보다가
문득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죽고 싶은 생각에서 본 건 아니었다.
그저 바라보다가
‘인생이란 게 참 별거 없고, 힘들기만 하다’는 생각이 스쳤다.
지금 이대로 끝나도 아쉽지 않겠다는 마음이,
잠시, 아주 잠시 스쳐갔다.
그런데 그 밑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커먼 물이
참 무서웠다.
많이 겁이 났다.
그때 생각했다.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이 무서움보다 훨씬 큰 고통 속에 있었겠구나.
그 선택을 비난하기보다
이해하고, 존중해 줘야겠구나.
그리고,
살아가기로 선택한 수많은 사람들의 용기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으로 나올 때의 고민이
해결된 것도, 덜어진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계속 살아가는 선택을 하며
한 발 한 발, 완주를 목표로 걷고 있는
나 자신도
이제는 조금 응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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