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가장 처음의 나를 떠올려봅니다. 간호사로서의 길을 걸어가면서, 나에게 맞는 다른 길이 무엇일지 고민하던 그때의 나를요. 3년 동안의 간호사 생활을 마치고 무작정 배낭을 들고 떠난 유럽 여행의 순간, 그리고 쌍둥이 임신으로 이어지며 삶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을 때 말입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경력 단절을 맞이한 5년 동안, 매일 언제쯤 다시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때의 나를 생각해 보면, 지금의 제가 참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그 시절의 나는 디자이너나 마케터라는 단어가 나와는 너무나도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포토샵이나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만질 줄 몰랐고, 마케팅이란 단어의 의미도 잘 알지 못했으니까요. 누군가에게 정보를 전하는 콘텐츠를 만든다는 일이 어떻게 나의 일이 될 수 있을지 상상도 하지 못했죠.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시간 속에서 블로그를 시작하고, 작은 글을 쓰며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그리고 내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닿는 경험을 하면서, 조금씩 다른 길에 대한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디자이너로, 또 마케터로 불리며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외주 작업으로 방송 프로그램의 타이틀을 디자인하고, 블로그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며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때때로 너무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그동안의 모든 도전과 배움이 단단한 기반이 되어, 지금의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해 주었구나 싶습니다.
과거의 제가 이 여정을 알았다면, 분명 두려워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 두려움 속에서도 조금씩 나아갔던 걸음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주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때의 나에게 “괜찮아, 조금씩 나아가면 결국 길을 찾게 될 거야”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이제 저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길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의 여정을 통해 얻은 자신감이 저를 다시 한 걸음 내딛게 합니다. 미지의 세계가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속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에 대한 기대가 더 큽니다.
이제, 저는 저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과거의 저처럼 길을 잃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저의 도전이 작은 용기가 되기를 바라면서요. 그렇게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하려 합니다. 앞으로의 모든 발걸음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갈지, 그 길 위에서의 성장을 기대하며 저는 오늘도 한 걸음 앞으로 내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