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차지라니
세상에...
얼마전 3나이트를 1년차 선생님과 함께 했다.
신규티를 갓 벗어내고 있는 나,
데이나 이브닝때는 영락없는 막내인건만...
딱 둘만 있는 나이트 근무를 1년차 선생님과 함께 하게 된 것이다.
하하...
사실 막내가 편하다.
이리저리 액팅을 많이 해야 하긴 하지만 총괄적인 책임을 지는 자리는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선배 간호사 선생님들 품에 쏙 숨어있던 막내가,
차지를 보게 되는 날이 오고야 말았다ㅠㅠ
근무 전 주부터 더욱이나 나이트 근무라, 밤사이에 내가 대처할 수 없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지 내심 걱정하면서 말이다.
마침내 당일,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인계를 받았다.
매일 뒤에서 듣기만 했던 전체인계를 다음낼 내가 해야한다는 부담을 잔뜩 안고서 말이다.
성격이 대담하지 못하고 걱정이 많아 일 시작부터 걱정 걱정 걱정...
마음 편안히 잡고 나이트 업무를 시작했다.
평소에도 별 일없이 무사히 넘어가는 나이트인데, 오늘이라고 별 일 있겠어?
세상에.
별 일이 생기고야 말았다.
ㅎㅎㅎㅎㅎㅎ
그 날 입원한 신환과 기존 병실을 사용하던 환자와 마찰이 생긴 것,
어떻게 보면 종종 있는 일이긴 하지만..
내가 책임자라 생각하고 겪으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ㅠㅠ
다투는 두 환자를 뜯어말리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머리는 하얘지고 어떻게 해야하나 발 동동..
다툼은 대강 마무리를 지었지만, 머리가 참 복잡했다.
이래서 연차가 있는거구나 싶었다.
이런데에서 경험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구나...
이번엔 단순히 환자들의 불화 정도였지만,
응급처치와 순간적 판단이 중요한 응급 상황이 생긴다면 그 차이는 더 확연히 드러나겠구나.
액팅 하기 힘들땐 고연차 선생님들이 마냥 부러워 보였는데,
다 이런 과정을 거쳐오셨겠구나...
난 아직도 너무 작다.
조용히 많이 배워야겠다...
나도 이제 일 어느정도 아는데, 보고 들은것도 많은데,
잘 할수 있지 않을까 잠시나마 오만했던 나를 깊게 반성하며 퇴근했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