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민 Feb 08. 2016

순수한 열정으로 행복하기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자

퇴사 후에 나의 철칙이 하나 새로 생겼다.


그건 바로,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는 것'.


즐거운 일을 하고, 기쁨의 주파수에 나를 맞추는 것.


이거 해봐야겠다, 해보고싶다 하는 생각이 드는건 놓치지말고 타협하지 말고 해보자는 것.




예전의 나는 하고싶은 것보다는 해야하는 것을 먼저 생각했다.


사실 하고싶은 것을 한다고 해야하는 것을 하지 못하는 건 아닌데,


해야하는 것을 하기에도 부족한 에너지인데 하고싶은 것을 할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정확하게는 나는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학교 다닐때 외국인 교수와 이야기 하는 데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영어를 공부하는 게 참 재미있어서, 좀더 제대로 공부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학과 공부를 따라가기에도 벅찼고, 학과공부를 완벽히 끝마치지도 못한 채 영어공부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왜 그랬을까. 어차피 그런다고 학과공부를 완벽하게 더 했던 것도 아닌데.


오히려 시간을 조금이라도 내서 회화를 더 공부했다면 지금 더 재밌는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핑계대지 말고 타협하지 말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래서 하고싶은 것은 소신껏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해야하는 일은 생산성이 있는 일이다.


그래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일.


그렇지만 그렇게 해야하는 일만 좇다보니 너무 재미가 없어지고 에너지가 많이 들었다.


너무 애를 써야만 했고, 능률이 오르지 않는게 당연했다.


나에겐 병원 일이 그러했다.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고 싶었다.


세상이 어떻든 현실이 어떻든 나는 내가 하고싶은 일을 선택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해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것 같아서 또다시 실패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지만,


지금은 내가 그리는 그림대로 멋지게 살고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해야하는 일을 생각할때 드는 그 부담감과 압박감이 너무 크기 때문에, 매 순간 하루에 1/3이 넘는 시간을 그렇게 괴롭게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나오는 순수한 열정,


지치지 않는 열정,


누가 옆에서 말려도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며 해냈던 그 열정.


그 열정을 따라가고 싶었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 그런 열정을 가지고 하면 성공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성공여부와는 별개로 행복할 것 같았다.





한가지 걱정이 되었던 건, 그런 열정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사실 내가 하고싶어 하는 일도 생계를 책임지는 본업이 되어버리면 부담스럽고 압박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또 그렇게 실패하면 어떡하나....




그러다 문득 나는 그런 열정을 한 번 경험해본 적이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때, 강아지 옷을 만드는 데에 푹 빠졌던 적이 있었다.





옷을 만드는 일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게 여겨졌고, 기르던 강아지에게 예쁜 옷을 입혀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참 대단했다.


너무 번거로웠던 그 일들을 재밌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힘든지도 모르고 열심히 했었다.


먼저 옷의 도안을 구해서 사이즈에 맞게 확대 출력했다.


내가 길렀던 강아지의 종류와 개월수, 사이즈에 따라 옷 사이즈도 달라야 했기에 게시판을 열심히 뒤져가며 어느정도로 확대해야 할 지를 고민했다.


또 큰 종이 사이즈로 출력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집에서 A4용지로 뽑을 수 밖에 없었고, 당연하게도 도안은 조각조각 잘려진 모습으로 출력되었다.


그걸 하나하나 잘라서 오려붙여 조각을 만들었다.


그리고 좀더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마분지를 한번 더 대어 튼튼한 도안을 만들었다.


도안이 어떻게 입체적인 옷이 되는지가 이해가 잘 되지 않아 개 몸에 대어보며 개념을 이해했다.


예쁜 천을 구하기 위해 동네의 시장을 돌아다녔다.


과정과정마다 할 줄 아는게 없어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그렇게 바느질도 미숙한 첫 옷을 만들어내는데에 4개월 정도가 걸렸다.


지금 하라고 하면 그런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싶다.


그땐 정말 순수하게 그 일이 좋아서 푸욱 빠져들었다.


힘들어서 머리를 쥐어뜯기도 여러번 반복했었다.


항상 즐겁고 재밌지만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건 그저 푸욱 빠져들어서 였던 것 같다.





두 번째로 빠져들었던 것은 빵과 과자를 굽는 일이었다.


서양에서 집에서 일상적으로 과자를 굽는 모습을 티비로 보면서 나도 해보고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시작했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한달에 5만원 받았던 용돈을 만원씩 모았다가 5만원이 되면 재료를 사곤 했다.

(왜냐면 5만원 이상이 무료배송이었기 때문에...)


집에 오븐이 없어서 중소기업(위즈웰 제품) 미니오븐을 구입했고, 재료도 하나하나 용돈을 모아 구매했었다.


재료가 오면 유통기한과 이름을 하나하나 라벨링했다.


재료를 대량으로 살 수 없어서 떨어지기도 어찌 그리 자주 떨어졌던지, 용돈이 조금만 더 많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쿠키는 처음 구워보았지만 인터넷을 찾아보며 하나씩 배웠고,


오븐이 그리 좋은 성능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븐의 실제 기능이 어떤지도 실험해보며 사용하기 적절한 방법을 찾았다.


오븐에 따라서 어떤건 열선이 너무 강해 타버리곤 했기 때문에 180도에 15분을 구우라고 해도 마음놓고 구울 수가 없었다.


나중에 열어보면 위나 아래가 까맣게 타고 속은 덜익곤 했다.


그래서 10분은 은박지를 덮어 굽고 5분은 그냥 굽는 등 적당한 나만의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 이렇게 노력을 기울여서 일처리를 하라고 하면 정말 미칠지도 모른다.


직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이 너무 높다며 수동적으로 따라갈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원하는 일을 할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했었다.


심지어 우리 부모님은 공부는 하지 않고 딴짓을 한다며 무척 싫어하셨기 때문에 택배도 몰래 받고 쿠키도 몰래 구웠다.


그래도 하고싶어서 했었다.


그걸 한다고 나에게 이득이 되는 일은 개인적인 즐거움 말곤 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참 재밌었다.


아, 생각해보면 쿠키를 굽는 일은 나에게 취미를 가져다 주었고 그건 곧 나의 특성이 되었다.


친구들은 그런 나와 나의 쿠키를 좋아했고, 쿠키가 사교의 도구가 되기도 했다.


다른사람과 다르게 나만이 할 수 있는 분야가 생기며 자신감이 많이 붙어서, 그땐 인간관계가 어렵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이게 바로 순수한 열정이었나 싶다.


앞으로도 그렇게 순수한 즐거움을 좇으며 살고싶다.


그래서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는게 중요하다.


나는 이제 하고싶은 일이 떠오르면 이 일이 어떤 이득을 줄지를 계산하지 않기로 했다.


이게 돈이 될까, 어떻게 어떤 과정을 밟아야 이걸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은 내려놓기로 했다.


그저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기로.


그래서 순수한 열정에 힘을 실어주기로.



당장은 커리어상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보여도,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그저 하고싶은 일을 할 것.


그게 의외의 길을 열어줄 지도 모른다.


내 안의 우주를, 내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자.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제가 도움이 된다면 좋겠어요.

어떤 고민이든, 함께 고민해봐요.

소통하고 싶어요 :)


메일 주소

789456123963@naver.com     

개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789456123963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직장과 헤어졌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