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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민 Feb 09. 2016

나는 직장과 헤어졌다.

직장연애사

직장을 구하는 게 참 연애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첫사랑과 헤어졌을 때가 생각났다.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될거 같고, 나는 이제 이만큼 괜찮은 남자 못만날거 같다는 불안감.

그렇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세상에 남자는 정말 많았다.


그리고 그때 그 남자가 눈이 낮아서 나를 만났던 게 아니었다는 사실.

그 남자가 나를 좋아했던 건 나만의 매력이 있어서다.

내가 그 매력을 잃지 않고 잘 가꾸어 나간다면 그만한 남자가 또 나타난다.     


괜히 헤어진 게 아니다. 헤어질 만 하니까 헤어진 거다.

그 당시로서는 극복하기 힘든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헤어진 것이다.

내가 더 참으면 해결되지 않았을까, 내가 좀 더 잘했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냥 그건 어쩔 수 없는 문제가 있어서 헤어진 거였다. 더 잘해도 이별이 잠깐 유예될 뿐, 결국 똑같다.          

직장도 그런 것 같다.


그만두고 나서는 후회를 많이 했다. 자책도 참 많이 했다.

이만한 직장 또 구할 수 있을까. 그만두고 생각하니 그 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그 직장의 장점들이 떠오르고.. 내가 왜 그만뒀지, 남들도 다 이렇게 다닌다는데.. 하는 후회가 들었다.

첫사랑과 헤어졌을 때처럼 말이다.

이만한 남자 만날 수 있을까.. 얘는 그래도 이걸 잘 해줬었는데.. 남들도 다 이렇게 사랑하는거 아닐까.. 맞춰가며 참아가며 말이지.     


시간이 지나고 다른 남자를 만나며 느꼈던 것은, 아무리 괜찮아도 못 견디게 싫은 부분이 있다면 헤어질 수밖에 없고, 남들은 힘들어보이는 부분이 있어도 나에게 그 부분이 크지 않다면 또 견딜만하다. 그런 부분들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고.     


첫 직장은, 글쎄.

별로 포근하지 않았다.

등 떠밀려 하는 결혼을 앞둔 신부가 된 기분?

“그만하면 어때. 직장 괜찮지, 돈 잘벌지... 그만하면 됐지 뭐가 불만이니?”

그런데 나는 뭔가 계속 찜찜하고 안맞다는 생각이 들어 이 결혼을 진행할 수 없는 그런 느낌.

사실 그런 기분이 들면 그 사람과는 그냥 안맞는거다. 촉이 말해주는거다.

그래서 우리는 헤어졌다.     

남들이 “왜 헤어졌어? 그렇게 힘들었어? 처음은 원래 다 그렇게 힘든거야.”하고 말할때마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가 없어 정말 내가 의지박약인가 자책도 많이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나와 맞지 않는 곳이었다. 사람이 뭐 큰 문제가 있어야 헤어지나? 꼭 남자한테 손찌검이라도 당해야, 바람이라도 펴야 헤어지나? 아니잖아. 그냥 나랑 안맞으면 헤어지는거고, 같이 있는데 즐겁지 않으면 헤어지는거니까. 직장도 똑같다.

다행스러운건 남자가 많듯 직장도 많다는 것이다.     


내가 한 남자와 만나 이루고 싶은 게 그저 연애놀이가 아니듯, 직장도 그저 돈 받는 곳처럼 일하고 싶지 않다. 함께 미래를 꿈꾸고 서로의 부족함을 보완해줄 수 있는 배우자처럼, 나는 직장에서 성장하고 자아실현을 하면서 인생을 더 값지게 사는 법을 배우고 싶다.     


이상이 너무 높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남들은 그렇게 살지 않아- 하고 생각할지도.

그래도 괜찮다. 나는 나와 맞는 편안하고 좋은 남자를 찾았고, 앞으로도 많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직장도 마찬가지겠지.     


이렇게 경험을 더해간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제가 도움이 된다면 좋겠어요.

어떤 고민이든, 함께 고민해봐요.

소통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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