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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민 Sep 24. 2017

첫 직장 퇴사, 그리고 그 이후

잘 지내고 있답니다.

얼마전 어떤 서류에 현 직장 입사일을 기재할 일이 있었다.

2016년 3월 7일.

벌써 1년하고도 6개월이 지났다.


1년 6개월 전의 난 두려움으로 가득했었다.

전 병원을 퇴사하며 제출했던 퇴사 서류에 기재했던 퇴사 사유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바로 ‘업무 부적응’.


알고는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는 않은 그 이유를 내 손으로 작성하며 느꼈던 쓰디쓴 패배감..

단순히 이 직장이 어려운 곳인건지, 내가 평균보다 부족한 것인지, 과연 난 다음 직장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그렇게 두달간 울며불며 바닥치는 몸과 정신을 회복하고 새롭게 시작한 곳이 바로 지금의 직장이다.

사실 전 직장만 퇴사하면 마냥 핑크빛일 것 같았지만, 이 곳이라고 어려움이 없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런걸 보면 이 직장을 다시 그만두고 이직을 하더라도 또 새로운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번엔 내 의지로 직접 결정했던 선택이기 때문에 못해도 1년은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다녔다.

고통스러운 순간도, 두려운 순간도, 시간이 지나가면 괜찮아졌다.

주기적으로 그만두고 싶다는 위기가 찾아오긴 했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졌다.

혹시 퇴사를 고민하는 선생님들이 있다면 조금 더 심사숙고했으면 좋겠다.

이 직장을 그만둬야하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지 않다면, 금방 해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벌써 1년 6개월차.

마음을 나눌수 있는 고마운 선생님들도 있고 일도 제법 익숙하다.


다른 일을 할 여유도 생겨서 조금씩 취미생활도 즐기고 있다.

한가지 일이 익숙해지면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향이 있어서, 

남는 시간과 에너지를 기회삼아 새로운 취미를 찾아보며 삶을 채워가는 편이다.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새로운 자극이 필요할 때, 답답해서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들 땐 

항공권을 끊어 여행을 간다.


가까운 일본, 대만 정도는 D 2off N로도 충분한 일정이다.

학생때도 해외여행이라곤 조금도 관심이 없었던 나인데, 늦바람이 무섭다고 지금은 기회만 되면 나가고싶어 안달이다. 자리에만 고여 있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에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훨씬 삶이 풍요로워지는 기분이 든다.     


솟아오르는 디자인 욕구를 활용해 캔들 디자인을 한다.

바다 컨셉의 포켓몬 캔들!
잠든 모습이 사랑스러운 포켓몬 캔들 제작중 :)


나는 디즈니나 포켓몬같은 캐릭터를 정말 좋아한다. 굿즈들이 죄다 일상에서 활용하기엔 어려운 디자인들이 많아,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캐릭터를 콜라보한 캔들을 제작중이다.  


첫 판매라 어설프지만 직접 프리마켓에서 캔들도 판매해보고,

주위에서 반응이 꽤 좋아 온라인으로도 판매를 하는 중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은데 매체가 마땅치 않아 고민중이다.   


하고 싶은 게 가득했던 나는 그 열정을 따라서 여기까지 왔고, 만족하고 있다.

2년 전 잠깐 아르바이트를 하며 느꼈던 그 열정, 전 직장에서 잃었다고 생각했던 그 열정을 지금은 다시 찾았다고 생각한다.


그때보다 버티고 인내하는 힘이 생겼고, 내 곁에 있어주어 고마운 사람들이 함께해, 

나는 오롯이 내 빛을 내며 반짝거리는 중이다.


누군가 나와 같은 경험을 하며 두려움에 빠져있다면, 

스스로를 믿고 맞다고 생각하는 길로 계속 가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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