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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민 Mar 11. 2022

11년을 고민하고 깨달은 '좋아하는 일을 찾는 방법'

 좋아하는 일을 찾아 헤맨지 올해로 11년차다. 엄밀히 말하면 고등학생 때 부터 고민은 시작되었지만 그때는 제외하고, 진로를 찾을 자유가 조금이라도 주어졌던 대학 입학 때부터 계산하면 올해로 11년차. 그 중 대학 4년은 마음 한 켠에 좋아하는 일이란 뭘까 하는 질문을 자그마하게 두고서 전공 공부에 집중했었다. 좋아하는 일을 찾기보단 그런걸 내가 해도 되는지 의구심을 가졌던 시기라고 할까. 해야 하는 일을 받아들이려고 애썼던 시기... 그렇게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며 격변의 시기를 겪었다. 아르바이트로 경험했던 첫 사회생활, 그리고 대학병원 첫 입사... 3개월간 온 감정의 격동과 나의 진로에 대해 찐하게 고민하고 장렬히 퇴사했다. 이건 아닌데 하고 정신이 번뜩 들었던 시간이었고 전공을 위해 공부했던 지난 4년이 너무 후회스럽게 느껴졌던 경험이었다. 내 진로일거라 믿었던 길이 사실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 혼란스러웠던 시간이었고 그 이후로 나는 '좋아하는 일'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16년 1월부터 방황을 시작했다고 봐야겠다.


 좋아하는 일이 뭘까. 언제 고민해도 답을 내리기 어려운 질문이다.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싶다고 생각하곤 했지만 그래서 좋아하는 일이 뭔지도 모르고 어떻게 찾아야 하는 지도 몰랐다. 어쩌면 그건 지금 해야 하는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려는 회피성 대답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22년이 되었다. 그래도 그 고민의 끈을 놓지 않았던 덕분에 단박에 결론을 내진 못해도 어렴풋 나에 대해 알아가기를 멈추지 않았다. 11년차가 된 지금에야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해 구체화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아주 소중하고 내 전부가 될, 온전히 몰두할 '나의 일'을 오래전부터 찾아왔다. 그건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는 게 아닌 온전한 나의 일이었으면 좋겠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고 가만히 있어도 어떻게 그걸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일이다. 그리고 나는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어떠한 메세지를 전하고 싶어한다. 그 메세지가 필요한 사람에게 닿아서 동기부여를 하고 어떤 변화를 이끌어내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세상에 겁이 많았던 내가 나의 틀을 조금씩 깨고 나오듯 누군가의 부화를 도울 수 있는 메세지를 전하고 싶다. 


 많은 고민 끝에 이제는 이렇게 내 꿈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되었다. 이까지 오고 나니 이제서야 보이는 부분도 있다. 나는 오랜 시간 남의 눈을 신경쓰며 살았다. 남들이 보기에 이게 그럴듯해 보이는지를 고민했다. 그렇게 대학병원 입사후 실패를 맛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남들보다 잘나야 했다. 직장에서 퇴사를 한 이후에는 더 그랬다. 내가 박차고 나온 자리보다 더 멋진 자리로 가야 한다고 은연중에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더 용기내기가 어려워서 현실을 벗어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기가 더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이게 돈을 많이 버는 것 같아 하고 싶은건지 편해보여서 하고 싶은 건지 남들이 좋게 보니까 하고 싶은건지를 걸러보면 좋아하는 일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이게 너무 당연한 이야기같지만 내가 깨달은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 돈도 못벌고 어렵고 남들이 멋지게 봐주지도 않지만,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일이 있다면 그건 당신이 좋아하는 일일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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