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퀴나물과 말똥비름
긴 연휴가 지나고 2025년 1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한 달 동안 게으름을 부렸는지, 바빴는지, 아니면 풀이 보이지 않았는지, 어쨌든 아직까지 글 한편 쓰지 못했다.
그렇다. 1월에는 시골에 자주 가지 못했다. 연휴에 가야지 했는데 노로바이러스로 상황이 너무 나빠져 계획이 어긋나 버렸다.
아파트 산책을 하며 풀들을 살펴보기로 했다.
이끼류만 보였다. 이끼도 종류가 많은데 우리 아파트 주변은 깃털이끼가 많았다.
어린이집 정원에는 겨우내 잎을 피우는 딸기도 보이고 지난달 살펴보았던 로제트 모양의 이름도 예쁜 꽃마리도 보였다.
자, 어떤 풀이 또 있을까?
바로, 작은 잎이 서로 마주나고 길게 자라는 <갈퀴나물>과 동글동글 잎이 앙증맞게 모여있는 <말똥비름>이다.
갈퀴나물은 콩과로서 6~9월에 홍자색 종모양의 꽃을 피우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작은 잎은 1.5센티미터 정도의 길이로 털이 성글게 나 있고 작은 톱니도 보이는데, 알고 보니 10~12개의 이 작은 잎이 깃털모양으로 자라난 겹잎이라고 한다.
콩과에 속하는 갈퀴나물은 가을이 되면 납작한 긴 타원형의 열매가 달리고 그 속에 2~4개의 검고 둥근 종자가 들어있다고 한다.
4월경 어린순을 뜯어 맛있는 먹거리도 섭취하고 지나친 번식도 막을 수 있으리라. 당뇨와 암세포를 막아주는 효능이 있다니 입맛 없는 봄에 겉절이로 만들어 먹어볼 만하다.
이런 효능이 있는 갈퀴나물과 형태가 비슷한 식물로는 꼭두서니과인 갈퀴덩굴과 콩과인 살갈퀴, 얼치기완두가 있다고 한다. 기회가 되면 이 식물들도 찾아보고 사진으로 비교해 보아야겠다.
말똥비름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잡초다.
쇠비름은 흔히 밭에 많이 올라와 늘 보아왔는데, 말똥처럼 흔한 말똥비름이 그동안 내 눈에는 왜 잘 보이지 않았을까?
말똥비름은 줄기가 부드럽고 연하여 옆으로 뻗으면서 마디에서 뿌리가 나온다.
흔히 보이는 돌나물은 잎의 끝이 날카롭고 말똥비름은 잎이 더 작고 날카롭지 않아 구별할 수 있다. 줄기의 색으로도 구별이 가능한데 돌나물은 붉은색이 돌고 말똥비름은 녹색을 띤다.
역시 돌나물과로 원줄기 끝에 노란 꽃이 피고 5개의 꽃받침과 꽃잎이 있어 꽃으로 다른 종과 구별하기는 어렵다.
비슷한 풀로는 쇠비름과인 쇠비름, 돌나물과인 바위채송화, 기린초, 이 외에도 많은 풀들이 있는데 모두 어린순을 살짝 데쳐 나물로 식용하거나 약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추운 1월에도 자라나는 연하지만 결코 연약하지 않은 풀.
오늘은 갈퀴나물과 말똥비름 덕분에 이른 봄 또 하나의 나물거리를 찾았다는 행복한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