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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잡초

강인한 쇠비름

by 초록여심

6~7월 짧은 장마와 더위가 지나고 습한 기운이지만 다소 선선한 바람이 분다. 더위가 다시 오겠지만 지금 날씨에 고마운 마음이다.


당근꽃. 당귀꽃. 방풍꽃

주말텃밭은 감자를 수확한 땅에 콩도 심고, 돌아서면 자라는 풀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조그맣던 씨앗이 커다란 해바라기 꽃을 키우고 자연발아한 봉선화가 빨갛게 피어난다. 당근과 방풍, 당귀가 피우는 우산모양을 한 꽃들이 반갑기도 하다.


지피식물로 심은 허브 백리향이 풍기는 향기에 벌과 나비는 분주하게 날아다닌다.


콩 심은 주변 땅에 통통한 잎을 가진 쇠비름이 많이 자란다.

쇠비름은 쇠비름과 한해살이 풀이지만 생명력이 강해서 뿌리째 뽑아도 오랫동안 살 수 있다. 우리나라 전역, 열악한 환경에도 잘 자라고 번식력이 좋아 골치 아픈 잡초로 여겨지고 있다.


주말텃밭 배추와 감자를 심었던 곳에 한 두 개 자라더니 올해는 풍성해졌다. 뿌리는 깊지 않아 뽑기가 쉽고 여러 갈래로 갈라져 땅을 덮으며 15~30cm 정도 길이로 자란다.


살짝 뽑아서 뿌리와 너무 센 줄기를 제거하고 데쳐서 나물을 무쳐 보았다. 비리다는 말에서 그 이름이 불려진 것처럼 특별한 향이나 맛은 없고 미끌거린다. 그래서 고추장이나 된장으로 간을 해서 무쳐 먹는 게 좋을 듯하다.


쇠비름은 뿌리째 뽑아 멀리 던져놓아도 다시 잘 자란다고 할 정도로 강인한 풀이다. 너무 흔해서 요즘은 뽑아버리지만, 약효가 좋아 예부터 우리나라든 서양이든 약초나 나물, 샐러드로 먹었다.


쇠비름은 인체에 필요한 무기물과 오메가 3 함량이 매우 높고 항균 작용이 강해 여드름이나 아토피 같은 피부질환 약재로도 쓰인다. 점성이 많아 찧어서 여름철 선크림 대용, 뜨거운 햇빛으로 입은 화상에도 좋으니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쇠비름은 식물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많이 주목하기도 한다.

밤에 기공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저장하여 낮에 기공을 닫고 광합성을 하는 CAM 식물이기도 하고, 광합성을 효율적으로 하는 C4식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막 같은 건조한 지역이나 습한 열대 지역에 적합한 성질을 둘 다 갖추고 있어 생명력이 강한 것이다. 다만 추위에는 약하다고 할 수 있다.


어릴 때 자주 보았던 정겨운 채송화도 이 쇠비름과의 식물이다. 요즘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외래종과 원예종들 덕분에 채송화가 보기 힘든 꽃이 되었다. 쇠비름을 보며 그 시절 자주 불렀던 '꽃밭에서'라는 동요가 생각나는 7월이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봉선화)도 한창입니다

아빠가 메어놓은 새끼줄 따라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습니다

애들하고 재밌게 뛰어놀다가 아빠 생각나서 꽃을 봅니다

아빠는 꽃보며 살자 그랬죠 날 보고 꽃같이 살자 그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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