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중 꼭 해야 하는 일 중 하나 바로 화장실 체크! 단거리 뛰는 작은 기종은 2-3개 정도 화장실이 있고 큰 기종은 10개 정도 되는 것도 있고요~
회사마다 규정이 다르겠지만, 승무원끼리 시간 정해서 교대로 돌아가며 체크를 한다. 휴지 채워 넣고 세면대는 막히지 않았는지 보는 등 기본적인 것부터 이 화장실 십 분째 사용 중이라 나오는데 혹시 승객이 아파서 못 나오는 건 아닌지, 담배 피운 흔적 등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본다.
옛날에 어디선가 ‘승무원 하고 싶은데 화장실 청소 하기 싫어요’ 뭐 이런 글들 본 것 같은데 본격적인 화장실 청소는 비행 끝나고/비행 시작 전 클리닝 업체에서 한다. 우리는 깨끗하게 유지 + 체크 정도? 바닥에 떨어진 거 주워서 버리거나 세면대가 좀 더럽다 싶음 닦아내고 하긴 한다. 물론 화장실 체크용 위생장갑 있어서 끼고 하고요~ 생각해 보니 저는 지금까지 비행하며 큰 to 나 ddong 은 본 적 없는 것 같네요 승객운이 좋았군! 뭔가를 봤어도 그냥 지하철이나 카페나 뭐 이런 공중화장실에서 있을법한 걸 본 정도? 국내 항공사는 시니어리티 낮은 사람들이 화장실 체크 한다 들었는데 우리 회사는 그런 거 상관없고요~
중동항공사 다녔던 친구들 말로는 개발도상국 비행 갈 때 화장실이 너무 힘들었단다. 비행기 처음 타보는 사람들 플러스 수세식 화장실을 처음 사용해 보는 사람들이 꽤 많아 물 내리는 걸 모르는 것은 기본이고 아무 데나 볼 일 보는 사람도 많았고 뭐 별 거 별 거 다 보고 그랬다고…
아무튼 화장실 체크할 때 나만의 소소한 낙이 있는데
여벌 휴지롤 예쁘게 꾸며놓는 것을 즐겨한다. 손 닦는 종이를 부채 모양이나 꽃 모양으로 접어서 놓기! 만드는데 삼십 초도 안 걸리는데 해 놓으면 오며 가며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딱히 승객분들한테 피드백받은 적은 없는데, 내 비행기 타시는 분들 화장실 쓸 때 진짜 딱 소소하게 기분 좋으셨음 하는 바람으로 이번 비행 할 때도 종이 접고 방향제 칙칙 뿌리고 화장실 체크 열심히 했다. 소확행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