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이야기

나는 가수다

by 유소이

고3

졸업식을 앞두고 친구들과 라이브카페엘 갔다

이제 곧 성인이 되는 건데 이 정도 위반쯤이야 애교로 봐주시겠거니 하는 맘이었다

남자 가수가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장난꾸러기 내 친구들이 카페 사장님께 조른다

우리 학교 가수라고, 노래 한번 시켜달라고, 야단법석을 떠는 바람에 갑자기 오른 무대

그게 내 인생 첫 무대였다

1985년 당시는 통기타의 낭만이 최고였던 때였다

첫곡으로 나는 정태춘의 "떠나가는 배"를 부르고 "smile again"을 이어 불렀다

그리고 전속가수로 발탁되어 다음날부터 그곳에서 노래를 했다

학비를 벌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고 그야말로 꿀알바라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던 그 일을 수십 년이 흐른 지금까지 하고 있을 줄이야..


한동안은 음반도 내고 라디오 방송도 하며 세속적인 성공을 바란 적도 있었다

지금은 그런 욕심이 전혀 없다는 건 아니다

다만 나이가 들고 나라는 인간에 대한 탐구를 해오다 보니 스스로 느낀 바가 많아졌다고 해두자

재능에 대한 생각

소유에 대한 생각

욕심에 대한 생각, 생각들

내가 소유했던 모든 것은 이 세상을 떠날 때 가져갈 수가 없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무엇이 내게 소중한 것일까 되짚어 보게 된다

마음, 정신, 영혼일까?

다른 이의 노래를 내 방식으로 부른다

나를 표현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 으뜸인 것 같다

죽을 것처럼 요동치는 성질머리를 한순간에 눌러주는 것도 노래다

심수봉 같아요 앤머레이 같아요...

아니 나는 나예요

나는 수십 년을 고난 속에서 지내며 내게 맞는 소리로 나를 표현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노래하는 나는 , 여전히 가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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