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일 수도
횡단보도 저편에 서있던 남자가 반색을 하며 내게로 다가온다
누구지?
" 퇴근하시나 봐요? "
건너오던 남자는 나를 따라 도로 이쪽으로 돌아선다
누군지 전혀 감이 안 잡히지만 아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머뭇거린다
어리바리한 내 표정에 남자는 만면에 미소를 가득 담고 얘기한다
" 정말이지 너무나 영이 맑으십니다 "
아뿔싸 또 시작이다
" 이마 한가운데서 빛이 뿜어져 나오시네요"
내 이마가 넓긴 하지만 웬 빛이냔 말이다
이번 주만 벌써 세 번째다
이 사람들은 왜 자꾸 내게 말을 걸까
물론 본인들도 할 일에 충실한 것이겠지만 나는 이제 화가 난다
내가 맹해 보이는 건가
아니면 세상근심 짊어진 얼굴인 건가
그도 아니면 사탕하나 주면 따라나설 얼굴인가
돌이켜보니 다단계 제의도 꽤 받았던 것 같다
설명으로는 내가 인정이 많아 보인다는 거였다
이젠 겁 많은 강아지처럼 허둥대지도 않는데 아직도 뭔가 부족해 보이는가 보다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이런 간택... 나만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