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여기 이 건물이
공간감각능력이라는 거 그게 나에겐 없나 보다
오래전의 일이다
밤 12시 스테이지를 위해 기타를 싣고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었다
시간별로 무대가 이어지기 때문에 제시간에 나타나야 하는 게 통기타가수의 엄격한 규칙이었다
언제나처럼 모퉁이를 돌아 모텔을 끼고 그 길을 지나려는데 이게 웬일인가
어제까지도 없던 또 하나의 모텔이 저만치 옆에 떡하니 서있는 거였다
촉박한 시간에도 나는 그 신기한 풍경에 혼자 "와~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언제부터 여기 이 건물이?"를 연발하며 카페에 들어섰다
직원 동생들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나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떠 벌 떠 벌거리며 방금 신기한 걸 봤다고 얘기했다
언제부터 저기 저 건물이 있었냐고, 자고 일어나니 뚝딱 건물 하나가 지어져 있다고, 숨도 안 쉬고 말을 했다
그 잠깐의 정적
직원들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잊을 수 없다
마치 장난하시는 거죠?라는 것 같은 느낌의 묘한 표정이었다
한 친구가 내게 말했다
" 누나 저건 원래부터 있던 건데요"
"원래라니?"
"누나가 여기 처음 노래하던 6개월 전부터요
아마 생긴 건 훨씬 더 됐겠죠?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음,,,
내가 우스갯소리를 잘하는 건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난 그 건물을 맹세코 그날 처음 보았던 것이다
노래를 하면서도 머리가 복잡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앞만 보고 달리는 말인 건가
머리만 감추면 안 보인다고 믿는 꿩인 건가
이 어이없는 관찰력
나만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