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더 가면 북한이야
나는 어디에 내놔도 밀리지 않는 길치다.
어딜 가려면 미리 가보고 또 가보고 해도 돌아올 때 엉뚱한 길로 빠진다.
내비게이션이 나오고 나는 큰절을 해도 모자랄 만큼 고마워했다.
그렇다고 내비게이션이 나를 항상 올바르게 인도해 준다는 건 아니다.
그걸 보고도 묘하게 다른 길로 들어서는 능력이 내겐 있는 것이다.
오래전에 공연을 마치고 일산으로 돌아갈 때의 일이다.
자유로를 따라 고속으로 질주하던 나는 일산신도시로 빠져 들어가는 타이밍을 놓쳤다.
아니, 놓쳤다기보단 아주 당연한 듯 지나쳤다.
밤 12시
도로엔 차도 없었다.
하염없이 직진하던 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너무 미안했지만 후배 여가수에게 전화를 했다
집에 가는데 잘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잠이 밴 목소리로 후배가 물었다
"언니 이정표를 봐 뭐라고 쓰여있어?"
"응... 통일전망대?"
잠시 침묵이 흘렀다.
"언니 차를 돌려
더 가면 북한이야"
그 후로 나는 더 유명해졌다.
일산 가다가 북한까지 갈뻔한 언니라고 놀려댔다
모든 길이 다 낯선 나.
갈 때와 올 때가 너무 달라 처음 가는듯한 길인 듯 느껴지는 나.
나만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