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런가

자꾸 대답해

by 유소이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있었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손님들이 계셨고 분위기도 따뜻했다

신청 메모지가 올라왔고 난 열심히 그 곡을 불렀다

마무리까지 띠리링 울리고 나름 흡족한 기분에 젖어 있는데 바로 앞 좌석에 앉은 남자손님이 나를 보며 얘기했다

" 에이 그건 아니지 "

객석은 어슴푸레하게 어두웠지만 조용했기 때문에 소리가 또렸했다

" 네? 이 곡이 아니었나요? "

내가 물었다

다시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 못 알아듣네 거참 "

나는 살짝 당황해서 다시 대답했다

" 전 메모지에 적힌 대로 I've been a way to long을 해드렸는데요 "

그러자 그 남자손님이 벌떡 일어섰다

뭐지?

식은땀이 났다

그분은 잠시 두리번거리더니 좌석에서 빠져나가며 다시 한번 소리쳤다

" 김사장 내가 나가서 다시 전화할게. 자꾸 저 여자가수가 대답을 하네 "

음......

귀에 핸드폰을 대고 남자손님이 나간 후 상황을 알아차린 다른 손님들이 뒤집어질 듯 웃어댔다

나는 통화 중인 사람과 계속 대화를 했던 거였다

아... 나는 정말 쥐구멍으로 사라지고 싶었다

슬픈 노래가 전문인데 이 분위기 어쩔 거냐고요

이 어리바리함 나만 그런가

목요일 연재
이전 07화나만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