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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세 줄 일기

He is

세줄일기 18

by Jina가다




그의 뒷모습을 자주 사진 찍는다.

조용히 책 읽는 그를, 소리 내지 않고 화면에 담는다.

부지런히 걷는 그를, 뒤따르며 폰에 저장한다.

가끔은 멋지고, 때로는 애잔하다.


어떨 때는,

<바다 안개 위 방랑자> 그림 속 남자처럼

폭풍우 몰아치는 바닷가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이 그의 것으로 보인다.


또 어떨 때는,

<아버지와 아들> 그림 속 아빠처럼

장난스러운 아들 손을 잡으려 장갑을 벗은 모습에서 그의 표정을 찾는다.


그림에서, 책에서, 티브이에서도

웃고 울고 화내는 그가 보인다.


부모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한 이가 되었다.

남편과 아내.

결혼으로 얻게 된 놀라운 이름이다.


때로는 그가

나로 보이기도 한다.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 <바다 안개 위 방랑자> ​


파올로 베로네제 <아버지와 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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