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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도 인생도 9회말 2아웃부터

야구는 하나의 작은 인생

by 누리


야구를 보다보면 '약속의 8회'에서 상대팀을 추격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데,

어째 올해 KBO 리그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를 느끼게 해준 장면들이 특히 많았던 것 같다.


정규시즌 우승팀이 결정되던 SSG-한화 전도, 엊그제 끝난 한국시리즈 4차전도,

모두 9회초/9회말 2아웃에서 대역전극이 시작되었다.

(이로써 야구를 볼 때 아무리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어도 절대 안심할 수 없게 되었다...)


앞에서부터 승기를 잡고 있더라도 그 기운을 후반부까지 이끌어나갈지, 아니면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무너져버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야구가 아무리 데이터 분석과 확률의 스포츠라고 하지만 언제나 이변은 일어나기 마련이고, 특히 큰 대회일수록 모두의 긴장과 열망 속에서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그렇기에 지금 좋은 상황이더라도 거만해지거나 방심하지 말아야 하고,

그렇기에 지금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끝까지 집중해서 반격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

야구도 우리 인생도 1시간 후, 5분 후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3시간 동안 지고 있던 경기를 9회에 와서 3분만에 뒤집어버리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결국은 절망속에서도 스스로를 믿고 어떻게든 이겨내려는 자세가 핵심이라는 것을 또 한 번 배운다.


나부터 나 자신을 포기하고 내가 처한 상황에 나를 내려놓는 행위는

내 한계가 거기까지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꼴이다.


늘 그렇듯 영원한 절망 또는 영원한 승리는 존재하지 않고,

그 당연한 사실을 늘 인지하면서 인생이라는 긴 호흡을 내가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것.


모든 컨트롤과 주도권은 내가 처한 '상황'이 아닌, 그 상황에 처한 '나 자신'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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