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 잊으려
한잔 술을 마시니
세상 번뇌도
고작 한잔 크기인
것을 깨닫고 웃네
겨울인데도 참 더웠던 하루, 술 생각이 납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싫은 날입니다. 엉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흐트러진 우주에 나를 던져놓고 싶습니다. 그래서 누구도 나를 찾을 수 없었으면, 합니다. 사람들이 웃는 프로그램을 틀었다가 나 빼고 다 웃네 싶어서 우울한 음악을 고릅니다. 얼마 안 가 다시 웃는 프로그램으로 바꿉니다. 따라서 웃습니다. 취했다는 걸 압니다. 한잔 술로 두고 올 수 있는 하루였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소소한 즐거움에 감사합니다. 또 실감합니다. 감사할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면, 계속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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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Marko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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