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장난 1
냉장고에서 달걀 한 알을 꺼냈다.
나를 위한 달걀 한 알.
아침으로 딱 좋은 달걀 한 알.
달걀은 뜨끈한 물속에서 보글보글.
한참을 따뜻한 듯, 아늑한 듯 몸에 힘을 풀다.
온몸이 따뜻함으로 가득 차올라 딱딱해질 때까지.
날씨가 추워지니 물에서 나오기 싫나 보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누굴 닮은 듯하다.
꼭 나 같다.
날씨를 핑계로 포근하다 못해 푸근한 이불과 하나인 나.
난 오늘 나를 위한 달걀 한 알을 삶았다.
아침이라 그런 건가.
잠이 덜 깨서 그런 건가.
내가 달걀을 삶고 있는 건가.
나의 달걀이 삶아지고 있는 건가.
나의 삶이 달걀처럼 삶아지고 있는 건가.
지금 내 앞에 삶은 달걀인가.
나의 '삶'은 달걀인가.
그래도 좋다.
달걀, 너 덕분에 오늘 내 하루도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