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보라색으로 칠갑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보라색으로 둔갑한 플로리다 프로젝트 이유를 모르겠다.
플로리다 프로젝트처럼 꾸며논 분위기의 파스타 집이 생각났다. 지금도 롯데 백화점안의 그 가게가 있을지 모르겠다. 가 본지가 너무 오래 된 것 같다. 연한보라와 핑크로 꾸며진 인형의 집 같은 곳에서 파스타를 먹는 연인들 상상만 해도 감미롭다. 그 분위기와 함께 크림 파스타를 먹는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결코 행복하거나 즐거운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미래가 불투명한 그렇고 그런 슬픈앤딩의 영화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인형집처럼 사랑이 넘치는 로맨틱한 보라색을 배경으로 영화를 꾸몄을까?
영화는 디즈니랜드 건너편의 모텔들을 배경으로 한다. 이 모텔들은 2008년 경기침체 이후 안정된 주거를 확보하지 못한 사람들의 거주지로 쓰이고 있다. 마법의 성을 재현한 이 ‘매직캐슬’ 모텔들에도 관광객 대신 숨은 홈리스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곳은 주 단위로 투숙하는 집 없는 사람들의 불가피한 대안인 것이다. 이곳에는 부모가 돌보지 않는 아이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이중에는 무니도 있다. 무니는 이곳의 골목대장으로 사고뭉치이지만 미워할 수 없다. 사랑스럽다 못해 금세 동화되어버린다.
사실 프루클린 프린스가 연기한 무니는 연기의 기술이 아닌 존재 그자체로서 기적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연기는 먹방에서 특히 빛난다. 무니는 먹성 좋게 주어진(주어지지 않은 것까지도) 것들을 먹어치운다. 이 먹성은 손상될 수 없는 삶에 대한 무니의 의지이기도 하다. 무니는 아이스크림에서부터 배달된 인스턴트 음식, 리조트의 뷔페까지 자신의 앞에 펼쳐진 모든 음식을 행복하게 먹는다.
상담하는 아이들 중에는 방문 상담을 해야 하는 곳도 잇다. 보호시설(보육시설)에 있는 아이들은 자신들의 상황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므로 방문 상담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아이들은 하나 같이 먹는 것에 대한 집착이 아주 강하게 나타난다. 상담의 내용에도 혼자 먹었다, 뺏어 먹었다. 안 준다. 등. 먹는 것에 마음이 상한 것 내용들이 많다.
그 이유는 바로 이 영화에 등장하는 아이들처럼 생존경쟁의 구도 속에 이미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많이 먹고 건강해야 내가 살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어렸을 때 몸소 체험을 한 것이다.
영화의 내용처럼 어려도 자기 몫을 챙길 줄 아는 어린아이가 아닌 점점 어른처럼 행동하는 어울리지도 맞지도 않는 동화 속의 어린이는 사라지고 아이 어른들이 눈앞에 있는 것이다. 보라로 이 아이들을 눈 속임 한 것 같다.
어느 날 무니와 젠시는 피크닉을 나선다. 이 즉흥적인 피크닉의 점심은 무료배급의 줄을 해치고 골라온 식빵 한 줄과 잼이다. 둘은 쓰러진 나무위에 올라 달콤한 잼을 듬뿍 올린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한나절을 보낸다. 무니가 젠시에게 말한다.
“내가 왜 이 나무를 제일 좋아하는지 알아?”
“쓰러졌는데도 계속 자라서”
어린시절 동네 개구쟁이들이 옆집 할아버지의 담장을 뛰어 넘어 수박 한 덩이를 수박서리 한 후 그 집 원두박에 앉아 수박을 나누어 먹으며 낄낄대며 먹는 동안 먼 통이 트였더라 하는 것과 비슷하구나. 한국영화에도 이런 장면들이 한번씩 등장하기도 한다.
무니의 먹방이나 '퓨처랜드에 새 차가 왔어'라는 말에 한 걸음에 달려간 아이들은 새 차 옆에 붙어 침을 뱉고 욕을 하며 자기들과 똑같은 환경 속으로 들어온 친구를 맞이하는 방식으로 그 아이를 환경하며 그 아이 역시 이 환경에 바로 적응을 해 나가는 과정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내가 만나는 보육시설의 아이들이나 영화 속의 아이들은 별반 다르지 않다. 부모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해도 자기들 스스로 아이 어른이 되야 만 하는 상황을 연보라색으로 연출한 것 같다.
보라가 주는 이미지는 아름다움, 신비로움 뒤에 감추어진 지겨움, 천박함, 그리고 행복하지 않아 정말 슬퍼요. 담고 있다. 이 곳에는 아이나 어른의 삶 역시 녹녹하지가 않다.
매직캐슬 모텔과 디즈니월드의 관계를 가장 인상적으로 보여준 것은 디즈니랜드에 놀러온 한 남자의 매춘 장면이다. 클럽 댄서로서의 직업을 잃어버린 핼리는 직장이 없다.
그녀는 모텔비를 벌기 위해 무니와 함께 근처 리조트에 머무는 여행객에게 향수를 팔아왔다. 하지만 이것마저도 불법으로 몰려 쫓겨난 후 핼리는 인터넷에 사진을 올리고 성매매를 시작한다. 그리고 한 남자를 모텔 방에 불러들인 장면에 이어지는 것이 디즈니월드 놀이시설 입장 팔찌를 파는 핼리와 무니의 모습이다.
지역 아동센터는 성매매를 하는 핼리로부터 무니의 양육권을 박탈하고 무니를 다른 가정에 입양시키기 위해 모텔에 찾아온다. 두려운 마음에 아동센터 직원들로부터 도망친 무니는 친구 젠시(발레리아 코토)를 찾아간다. 다시는 서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울고 있는 무니를 위해, 젠시가 생각해낸 마지막 선물은 무니를 디즈니월드에 데려가는 것이다. 그리고 선물가게와 주차장과 디즈니월드의 중앙로를 지나쳐 달려가는 무니와 아이들이 춤을 추듯 자기들의 성이라고 부르는 보라색 건물의 매직캐슬 속으로 들어가고 나온다.
보라색 건물 앞에서 춤을 추듯 천진난만한게 즐겁게 뛰어노는 배경 속의 아이들의 모습과 한 장면은 저녁의 노을이 물들어가는 이제는 집으로 들어가야 할 시간을 알리는 매직캐슬 앞에 선 아이들의 모습은 참 대조적이다. 그래도 아이들의 미래를 보여주는 무지개가 보인다.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들은 흔히 아이들이 새로운 좋은 경험들을 가능한 많이 하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디든지 데려가고 무엇이든 참여시켜 해보도록 하는 데 열을 올린다. 아이들은 성장하는 동아네 환경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다양한 자극을 받았느냐 하는 것 보다 중요한 사람(양육자 부모)와 어떤 형태의 감정교류를 했고, 어떠한 상호작용을 했는가에 따라 아이들이 밝고 건강한 아이로 자라는 가로 많은 논란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부모들은 디즈니랜드에 갈 때는 일본 음식을 절대로 가지고 가지 않는다고 한다. 디즈니랜드는 미국에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지만 미국에 와 있다는 생각을 심어준다.
<씨네21. 정지혜 영화 평론가 내용 재인용 이미지 : 구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