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심리학을 만나다-95회

돈은 삶을 아주 조금 바꿀 뿐이다.

돈은 삶을 아주 조금 바꿀 뿐이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다음과 같은 짧은 문장으로 부유하고 유명한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미화한다. " 자네에게 아주 유명한 갑부의 이야기를 들려 주겠네. 그들은 우리와는 아주 다른 사람들이지. "


요즈음 핫한 말 중에는 90년생이 온다. 만나면 하는 말들이 그들이 무섭다. 그들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때론 이해가 불가하다. 특히 라떼요 40~50대 입장에서는 더 힘들어 한다. 우리 사무실에도 90년생이 있다. 자기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시간이 나는대로 배우고 있다는 말에 관심을 가지며 어떤 것을 배우고 있는지 물어보자. 정색을 하며 왜 알고 싶어하느냐, 내 일인데. 무안하지만, 함께 있는 동안은 서로를 조금이라도 알고 이해를 하면 좋을것 같다. 그리고 상담을 하는 사람이니 더 이해와 배려를 위한 차원이라는 말을 했다. 자신은 부모에게도 관심이 없고 그들이 나를 위해 해 줄 수 있는게 없으므로 스스로 해결을 해 나간다. 그 말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와 붕대클럽의 내용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우리의 상처는 누군가는 처매 주어야 할 것 같다. 의사는 가족 수술을 하지 않고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실제로, 미용실 원장 헤어스타일이 차분하고 예뻐서 혼자 했느냐 하는 말에 다른 미용실에 가서 하고 왔다. 전문가도 자기 머리를 누군가에게 맡겨야 한다.


아주 사소한 일상사도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된다. 그러나 살다보면 크고 작은 상처들이 쌓이면 개츠비처럼 복수의 칼날을 갈것이다.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은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20년대, 일명 ‘재즈시대’로 불리던 시절이다. 당시 미국은 급격한 산업화와 전쟁의 승리로 물질적인 풍요를 누렸다. 상류계층은 재산을 늘릴 최적의 기회를 맞아 도덕적 타락과 부패를 일삼으며 개인의 욕망을 채웠고, 비정상적인 팽창으로 1929년에 증권시장이 몰락하면서 미국 사회는 대공황을 맞게 된다.

1920년대에 미국 젊은이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전쟁의 참화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청년들 가운데 자신의 삶에 환멸을 느껴 프랑스로 떠나는 이들이 많았다. 《위대한 개츠비》는 ‘잃어버린 세대’로 지칭하는 젊은이들과 당시 사회상을 실감 나게 묘사하면서 최고의 작품으로 떠올랐다. 1896년에 태어난 피츠제럴드가 자신이 온몸으로 겪은 시대를 작품에 반영해 걸작을 탄생시킨 것이다.


개츠비의 사랑, 개츠비의 몰락 아무런 경력도 없는 무일푼의 개츠비는 ‘우아하고 특별한 여자’ 데이지를 사랑해 전심을 다 바친다. 하지만 ‘한 달간의 사랑’은 계속 이어지지 못한다. 해외로 파병된 개츠비의 귀국이 늦어지자 데이지는 풍채가 당당하고 사회적 지위를 가진 부자 톰 뷰캐넌과 결혼해 버린다.

5년이 지난 어느 날 톰의 집 건너편에 있는 호화로운 대저택에서 밤마다 파티가 열린다. 데이지를 잊지 못한 개츠비가 행여 그녀가 올 수도 있다는 기대에서 성대한 파티를 여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파티에 오지 않았고, 먼 친척인 캐러웨이를 통해 개츠비는 그녀와 만나게 된다.


4738_6200_1836.jpg 호화로운 미국생활 속의 파티


풍요로웠던 1920년대 미국 사람들의 혼란한 생각이 소설 속에 담겨 있고 그 소설을 영화로 화려하고 사치스럽게 표현을 했다. 화려한 샹제리아 불빛 속에 있는 사람들, 진실보다는 샹제리아 불빛에 감추어진 현실을 망각하고 싶은 생각으로 개츠비는 데이지가 이미 남의 아내가 됐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는다. 개츠비는 톰 앞에서 당당하게 “당신 부인은 당신을 사랑하고 있지 않아요. 당신을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다고요. 나를 사랑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늘 새로운 애인을 사귀고 있는 톰은 개츠비의 등장에 불안해한다. 부도덕한 삶으로 일관해온 만큼 술수를 써서 개츠비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도 그로 인한 자괴감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다.


데이지는 시시때때로 마음이 흔들린다. 다시 나타난 멋진 개츠비의 마음을 헝클어놓았다가 남편과 삼자대면한 자리에서는 남편에게 기울어진다. 데이지가 낸 자동차 사고를 자신이 뒤집어쓸 정도로 그녀를 사랑했던 개츠비의 진심은 결국 그가 부도덕하게 쌓은 재물만큼이나 허황한 것이 되고 만다.


어린시절 나름대로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했던 걱정거리가 무엇있는지 기억하고 있을까? 별 문제없이 원만하게 잘 자란 것 같은데 내 성격에 문제가 있나, 그냥 불안이 올라오지는 않을까? 그리고 진짜로 받은 상처로 인해 누구에게도 말 못한 사건은 없는가? 그 상처는 지워지지도 묻어 버릴 수도 없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지 않으면 스물스물 뱀이 꽈리를 틀고 있다가 천천히 천천히 몸 밖으로 삐집고 나올 수 있다. 그릇된 신념으로 몰락으로 갈 지도 모른다. 헤밍웨이가 스콧 피츠제럴드에게 보낸 축하의 말 중 " 맞아, 그들은 그냥 돈이 좀 많지." 훗날 헤밍웨이는 회고록을 통해 피츠제럴드를 이렇게 묘사했다. "그는 부자들이 특별한 매력이 넘치는 종족이라고 믿었다. 부자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삶의 다른 요소들이 그를 망치고 난 후였다. " 개츠비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붕대클럽은 상처받은 사람들의 치유에 관한 영화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의 작품으로 따뜻한 성장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주인공인 와라도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고3여학생이다. ‘와라’는 우연히 ‘디노’를 만나 자신이 상처를 입은 장소에 붕대를 감아주는 체험을 하게 되고, 여기에서 영감을 얻은 와라와 시호가 다른 친구들과 함께 붕대클럽을 만들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의 상처가 있었던 곳에 붕대를 감아주는 활동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가운데 주인공들의 상처가 드러나게 되고, 드러난 스스로의 상처들을 치유해가는 이야기이다. 이렇듯 이 영화는 전형적인 성장영화이자 청춘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영화를 다른 영화들보다 더 사랑하게 된 이유는 다른 성장 영화가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에 성장의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이 영화는 그 이상의 무언가를 담고 있기 때문이었다.

자기 상처에 깊이 침윤되어있는 주인공이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면서 서로 보듬어나가는 전형적인 성장의 외양을 띠고 있지만, 그 상처 치유의 방식이 자신 스스로만의 노력이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의 상처를 돌보는 과정’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나의 심리적인 외상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누구의 이해를 받을 수 없다. 상처는 사실 그 원인이 복잡한 사회 시스템 속에 감춰져 있어서 그 상처의 발원지를 알지 못한 채 상처를 치유해야하는 모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인공 ‘와라’는 마트에서 성실한 마음으로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그 자신의 성실함 때문에 옆 코너의 나이든 아주머니가 젊은 사람으로 교체되고 해고되었음을 알게 된다. 와라는 이렇게 말한다.

내안에 여러 중요한 것들이 사라져간다. 언젠가부터 그것을 깨닫고 있었다.


예를 들어, 악마 같은 녀석이 다가와서 ‘이것과 이것을 가져 간다’고 알기 쉽게 선언해준다면 제대로 눈치 채고 저항하겠지만 현실에서는 ‘눈치 챘을 때는 이미 사라져있어’ 그것도 적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의해 매일같이 조금씩 사라져간다. 즉, 다른 사람의 상처에 관심을 가질 때만이 나의 상처를 들여다 볼 수 있고, 조금씩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대단한 타이틀을 많이 갖고 있다. 미국 뉴욕 랜덤하우스 출판사에서 ‘20세기 영어로 쓰인 가장 위대한 소설’을 선정했을 때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에 이어 《위대한 개츠비》가 두 번째로 꼽혔다. ‘옵저버’ 선정 인류 역사상 가장 훌륭한 책, ‘타임’ 선정 현대 100대 영문소설 등 명작을 선정할 때 《위대한 개츠비》는 가장 먼저 거론되는 작품이다. 그와 함께 F 스콧 피츠제럴드는 포크너, 헤밍웨이와 함께 20세기 미국소설의 삼총사로, 세계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위치를 굳혔다.


대단한 타이틀 만큼 영화 속에서 볼 거리를 많이 제공한 이유 또한 감춰져 있는 상처를 여실히 드러내 보이고 싶은 것은 아닐까 한다? 2013년 5월20일 박스 오피스 모조의 집계에 따르면 '위대한 개츠비'는 북미 수익을 포함하여 개봉 2주차 1억 3,226만 달러의 수익을 달성했다. 이는 제작비 1억5백만 달러를 가뿐히 넘어선 기록이다. 우리의 잠재된 개츠비의 꿈, 사랑, 욕망을 그린 소설이며 영화이다.


이근미 작가는 소설을 찬찬히 읽으면 환상과 현실을 마구 오가다 어떤 깨달음에 당도할 것이다.


참고 : 이근미, 한국경제. 한검닷컴, 들교육 인권교육 네이버 지식,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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