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by 하루찌

1. 초록(Abstract)

본 글은 “세계 없음”이라는 급진적 존재론을 전제로 하여, 존재를 세계 위에 드러나는 실체가 아닌, 인과적 작용에 개입하고 형식을 구성하는 자기 기반적 실재 개체로 재정의한다. 존재는 고정된 자아도 흐름 속의 파편도 아니며, 스스로의 형식을 생성하고, 그 형식 간 전이를 통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구조적 주체이다. 이러한 전제 아래, 세계 없이도 의미, 자유, 윤리, 신, 타자의 문제가 존재 내부의 구조만으로 정당화될 수 있음을 논증한다.

존재는 타자의 인과 개입으로 인해 자유가 제한된 것처럼 체험하게 되며, 이때 생성되는 감각이 ‘세계 속의 나’라는 환상적 인식 구조를 만든다. 그러나 존재는 여전히 세계 없이 존재하며, 타자에 대한 자신의 응답은 존재를 지키는 방식으로 자기 돌봄과 동일한 철학적 위치를 점한다. 결론적으로 본 글은 존재형식론이라는 새로운 철학 체계를 통해 세계 중심 존재론의 전제를 해체하고, 자기 구성, 응답 가능성, 의미 생성의 내재적 윤리 구조를 제안한다.

2. 목차(Table of Contents)

1. 초록(Abstract)

2. 목차(Table of Contents)

3. 키워드(Keywords)

4. 프롤로그: 나는 왜 이 글을 쓰는가

기존 철학에 대한 반감(실존철학과 비윤리)

반과학주의에 대한 반감

1장. 서론

1.1 존재는 세계를 필요로 하는가?

1.2 글의 목적과 구성

2장. 존재

2.1 존재: 인과에 개입하는 실재 개체로서의 나

2.2 존재 형식: 나의 상태이자 인과적 편입의 구조

2.3 자유: 존재 형식 간 전이에서 발생하는 내재적 가능성

2.4 타자와 제한된 자유의 인식

3장. 응용 및 논증

3.1 부조리와 함께하는 자유

3.2 윤리의 내재성

3.3 의미의 발생 구조

3.4 신의 존재: 세계 없음 속의 절대 개체

3.5 설명력 중심 이론관

4장. 결론: 존재형식론의 철학적 의의와 가능성

4.1 존재형식론의 철학사적 의의

4.2 타자를 돌보는 것은 나를 돌보는 것이다

4.3 철학의 새로운 기회

5장. 기존 이론과의 차이

5.1 하이데거: 세계-내-존재의 해체

5.2 사르트르: 부조리와의 단절

5.3 들뢰즈: 생성의 장에서 벗어난 형식 구성

5.4 불교(나가르주나): 공(空)과 실체 해체의 차이

5.5 요약: 차별성과 철학적 위치

3. 키워드(Keywords)

존재론, 세계 없음, 존재 형식, 자유, 윤리, 타자, 자기 구성, 인과, 철학적 실재성, 설명력

4. 프롤로그: 나는 왜 이 글을 쓰는가


기존 철학에 대한 반감(실존철학과 비윤리)

우리는 울면서 태어나,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인간의 삶은 지극히 개인적인 시작과 지극히 개인적인 끝으로 이루어진 닫힌 구조다. 많은 철학은 이 구조 속의 부조리를 강조하며, 인간을 그 안에서 피해자이자 해석자로 위치시켜 왔다.

하지만 나는, 인간의 모든 좋은 것이 고통과 부조리에서만 유래한다고 믿지 않는다. 나는 삶의 기적을 믿는다. 삶은 때때로 설명할 수 없는 기쁨, 이유 없는 연대, 그리고 계산되지 않은 희망으로 우리를 구한다. 무작위적이고 비이성적인 고통을 견디게 해주는 것은 그 고통의 의미화만이 아니라, 그와 같은 층위의 무작위적 기쁨이다. 나는 그것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진짜 힘이라 믿는다.

나는 또한 주관주의 속에서도 윤리와 사랑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인간성의 조건을 먼저 설정하고 거기에 인간을 맞추는 일은, 결국 인간 자체를 부정하는 방식이다. 그보다는, 어떤 철학에서도 침식되지 않는 방식으로 윤리와 사랑이 항상 옳을 수밖에 없는 기반, 그 내재적 정당성을 세우고 싶었다.

반과학주의에 대한 반감

인간은 혼자 태어나고 혼자 죽는다. 이는 삶 또한 혼자 살아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삶 역시 철저히 개인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세계가 없다면, 삶은 내가 형성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 형식은 내가 구성하며, 그것을 살아가는 일은 곧 나다. 그러나 나는, 철저한 주관주의가 결코 반이성주의나 반과학주의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늘날 일부 철학적 흐름이 과학을 무분별하게 공격하는 데 우려를 느낀다. 과학은 단지 기술의 도구가 아니라, 자신과 타자 사이에 공유 가능한 공통 인식의 장을 형성함으로써, 각자의 존재 형식을 자각하고 이해하는 가능성을 확장시켜왔다. 과학의 보편성은 개인을 억압하는 표준화가 아니라, 존재의 자유를 확장하는 인식적 기반이 될 수 있다. 나는 철학이 이 점을 간과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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