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대한 되새김

과거 상처로부터 자유

by 피스톨 한

아픈 과거는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잘 극복하고 슬기롭게 대응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그런 사람들에게는 삶의 변화에 영향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어렸을 때 아픔으로 가슴속에 우는 아이가 있을 경우 삶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어릴 때 성실한 부모님의 노력으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부족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고 건강 문제로 부모님의 걱정이 되기는 하였지만 만족스러운 생활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던 큰 형님이 아버지와 함께 농사일을 하기로 결정한 이후에 많은 것이 변하게 되었다. 부자간의 갈등도 심해지고, 어머니와 형수와의 관계도 어려움이 많았다. 20살 넘게 차이가 나는 형님이 조카들도 있는 상태에서 작은 시골집으로 돌아온 것은 앞으로의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었다.

이러는 과정에서 받게 된 상처는 앞으로 조금씩 써 내려갈 것이다. 어른들의 갈등에서 오는 불화는 어쩔 수 없이 바라만 보는 나에게는 큰 상처였다. 이 아픔들이 나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작은 누나도 결국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나는 형수님에 대하여 분노가 심하였고, 이것을 참는 나의 가슴은 점점 멍들어 갔다. 훗날 분노 조절을 잘하지 못하고 화를 심하게 내는 일이 몇 차례 발생하는 데 이러한 상처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된다. 한 순간의 실수는 나에게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단절되는 원인이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도 나의 감정은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바꾸지 못하는 과거는 되새김하지 말고 잊어버려야 한다는 조언을 들으면서도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현재 기분을 좌우하면서 우울한 현실을 부채질하는 역할을 반복했다. 하는 일에 자신감도 없었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정신 상태가 아닌 절망과 분노를 간직하고 어쩔 수 없이 참고 사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지금 은퇴 생활을 하면서 지난 시간들의 아쉬움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 부모님의 희생적인 삶을 바탕으로 비교적 편안한 직장 생활을 하였지만 열정을 가지고 주어진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과거의 경험은 나에게 자신감을 빼앗아갔다. 앞으로 좀 더 현실에 충실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난 일을 잘 정리하고 재인식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시간을 보내고 싶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열정적이지는 못했지만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대화를 하였고 일부 학생들은 변화의 계기가 되었다. 교사의 경험이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를 변화시킨 가장 큰 경험은 마라톤 완주였다. 자신감도 가지게 되었고, 생각이 많이 긍정적이 되었으며, 과거보다는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갖게 되었다. 우연히 동료 교사의 권유로 하게 된 마라톤이 나의 삶을 새롭게 변화시킨 것이다. 네 차례 풀코스 완주는 감사하는 삶을 살게 만들어주었다.

이제 글쓰기를 하면서 경험을 공유하고 솔직한 감정을 글로 표현하고 싶다. 나에게 많은 책들이 위로를 주고 희망의 씨앗이 되었듯 나의 경험도 누구에게는 희망이 되리라 믿는다. 자신감 없이 하루하루를 반복하던 모습에서 새로운 내일을 생각하며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고자 한다. 글쓰기가 나를 그렇게 만들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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