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 한 걸음씩

너를 보며 나도 다시 일어나본다.

by 삼월언니



막 태어난 아기를 처음 본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우리 아기는 무언가를 잡고 일어서려 한다. 작은 두 손으로 TV장을 꼭 잡고 휘청휘청 중심을 잡으려 애쓰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저 작은 몸 안에 이렇게 큰 의지가 들어 있었나 싶어 놀랄 때가 많다. 그런 아기를 보고 있으면 마냥 웃음이 난다.


나는 요즘 몸도 마음도 지쳐 있다. 밤마다 수시로 깨는 아기로 인해 늘 수면부족에 시달리며, 하루 종일 반복되는 육아와 회사 일에 지쳐 나도 모르게 짜증이 늘어간다.

때로는 '남들은 다 쉽게 하던데.. 나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할 때가 많다. 그런데 우리 아기가 작은 발로 바닥을 딛고 일어서려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잡생각이 사라진다. 넘어져도 다시 손을 짚고 일어서는 아기처럼, 나도 다시 힘을 내보고 싶어진다.


‘그래! 나도 같이 걸어보자. 너도, 나도 천천히 다시 일어나보자!’


웃음 짓는 아기의 얼굴을 보면 그저 사랑스럽기만 하다. 이 세상에 나와 아기 둘만 있는 것 처럼. 이 작은 생명이 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를 버텨낼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지금은 매일이 고단하고 지친 날들의 연속이지만, 언젠가 이 순간들을 떠올리면 분명히 웃게 될 거다. 아기가 걷기 위해 애쓰는 이 날들처럼, 나도 내 삶을 걸음마부터 다시 시작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세상에 나온지 330일 된 우리 아기. 그리고 나도 '엄마'라는 직업으로 330일이 되었다.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으니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오늘도 나는 아기와 함께 한 걸음 내딛는다. 넘어지면 어떠랴. 우리는 다시 일어날 테니까.



왜 하필 강아지 계단을 오르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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