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틸 때까지 버텨보는 해외 살이

곱하기 300에서, 곱하기 400이 됐다

by Jinny



언제까지 오르려고? 내가 졌으니 그만 올라라!


2024년 2월, 1링깃 = 278원이었다.

2026년 1월, 1링깃 = 366원.

천장을 뚫었다.

2012년 최고 환율 380원이 코앞에 다가와 있다.

보이는가 이 가파른 상승세

나의 주식계좌가 이렇게 가파르게 상승하면 좋으련만 링깃 환율이 역대급으로 치솟고 있다.

환율이 올랐다, 미국 금리가 올랐다,

올해 금리가 동결이다.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남편이 금융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나에게는 전혀 와닿지 않는 이야기였다.


해외살이 2년

환율은 우리 가족의 생활, 생존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커다란 이슈가 되었다.


처음 아이들 학교 학비를 부담할 당시만 해도 환율이 280원가량이었다.

영어 유치원 대비 학비가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360원대인 지금의 학비는‘당장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25년 1월, 큰 아이의 한 학기 학비 인보이스다.

국제학생 관리비 750링깃을 제외한 학비는 한 학기에 20,000링깃이다.



2학기제인 학교를 다녔기에 1년 40,000링깃,

매 학기 내는 국제학생 관리비 750 × 2 = 1,500링깃. 총 41,500링깃이다.



이것을 2024년 환율로 계산하면 11,537,000원이다.

이제 2026년 환율인 366원으로 계산해 보자.

15,189,000원이다.

3,652,000원이 차이가 난다.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니까, 환율로 인해

같은 학비가 약 7,304,000원 더 청구되는 셈이다.



2024년에는 모든 계산을 ‘곱하기 300원’으로 했다.

환율 자체가 300원을 넘지 않아서 곱하기 300을 하며 물건의 가격을 가늠해 구매했다.

지금은 ‘곱하기 400원’을 한다.



월세도 환율 이슈로 인해 70만 원가량이었으나

현재는 92만 원.

22만 원이 강제 상승되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마트 체인점인

JAYA 그로서리에 가서 샴푸를 산다고 가정해 보자. 750ml 샴푸 40링깃.


2024년: 11,200원

현재: 14,640원


장바구니에 넣는 모든 물건의 금액이 환율만으로도 약 31% 강제 상승된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환율뿐 아니라 말레이시아의 물가 자체도 같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트나 외식 물가 자체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

연간 1.5% 정도 상승하고 있는 추세인데,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았다.



하지만 외국인 학부모인 나는 마트나 외식 물가도 물론 중요하지만,‘고정비’가 훨씬 더 중요하다.


집세 상승, 학비 상승, 사교육비 상승.

이 3가지가 급격히 상승하여 오른 환율과 함께 숨통을 조이고 있다.



2024년, 학교 근처(도보 가능, 학부모 선호) 2룸 렌트비 2,500링깃.

2026년 현재, 동일 조건의 레지던스 렌트비 3,000~3,200링깃. 약 20~25% 인상이다.



2024년 큰 아이 1년 학비 41,500링깃.

2026년 현재 1년 학비 45,500링깃.

10% 인상했다.

학교는 2027년도 15% 학비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아이들의 사교육비 또한 예를 들자면 지난 학기 방과 후 활동으로 하던 축구 ECA 한 학기 750링깃이었다. 신학기 축구 ECA는 1,050링깃.

40% 인상되었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 생활비를 삭감해야 할 때, 정말 최후의 최후의 최후까지 남기는 것이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돈이다.



환율이 31% 상승하면서 최후의 최후의 최후까지 고민하게 되는 아이들의 교육비를 정말로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바로 코앞까지 들이닥친 것이다.


환율 상승 + 고정비 상승(집세 상승, 학비 상승, 사교육비 상승)

2개의 콤보가 요즘 나의 숨을 턱턱 막히게 한다.



남들 보기엔 동남아에 가서 편안하게 걱정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건 아마도 나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다만 기러기 엄마뿐 아니라 유학생, 주재원 가족들

등등 환율이 상승하면서 이래저래 고민이 늘어났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일은 이미 벌려놨고, 버틸 때까지 버텨보는 수밖에 없다.



환율은 숫자지만, 우리 삶은 숫자로만 살 수 없으니까.


이러한 상황들이 앞으로 살 날이 더 많이 남은

나에게 살아가는 데 있어서 큰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하며 오늘도 이렇게 정신승리하며 버텨본다.


아이들이 너무나 행복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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