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휴를 보낸 직장인들에게

직장인으로서의 나 Vs. 퇴근 후의 나

by 오터

이번 설 연휴를 길게 보내게 됐다.

27일, 31일 연차를 사용해 총 9일을 쉬었다.

처음에는 오랜만에 맞이하는 여유에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16시간을 연달아 자기도 했고, 평소라면 꿈꾸지 못했을 새벽 산책도 했다.

그동안의 불면증, 공황장애 증상은 어디 가고 회사를 가지 않으니 잠도, 사람들과 마주하는 일도 괜찮았다.

나에게 필요한 건 '휴식'이 아니었을까?


물론 엄마의 잔소리, 할머니의 옆집 험담 등 휴식을 방해하는 노이즈들이 많았다.

그러나, 9일 동안은 회사에서의 나를 걱정하기보다 나 자체(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도 포함)에 집중했다.

요가 체험을 가서 부들부들 떨어보고, 명상하는 습관을 기르기 시작했으며, 브런치 연재 준비도 했다.

9일은 참 이 루틴을 잘 지켰다.


이렇게 정화의 시간을 가지고, 어제부터 다시 출근을 했다.

연휴 동안의 다짐은 저 멀리... 작심삼일이라 했던가? 그 3일도 지나지 않은 채
이틀째 누워 OTT를 시청하다가 내일 출근을 걱정하며 샤워를 한다.

그러고서는 정신을 차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꼈다.


아마 직장인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퇴근하면 자격증 공부해야지', '운동해서 건강한 몸을 가져야지'

근데 참 쉽지 않은 다짐들이다.


죄책감에 허덕이다가 마음을 바꿨다.


"아니? 낮에 너무 열심히 살아 에너지가 없는 거야.

너무 스스로를 압박하지 말자. 그 자체로도 큰 스트레스가 된다.

하루를 무사히 보내고 집에 도착한 나를 칭찬하자."


또, 당근만 줄 수는 없으니 채찍도 휘두른다.


"그래도 주말에는 쉴 수 있잖아.

느긋하게 낮잠을 자고 일어나 직장인이 아닌 나로서의

인생도 살아보자. 책 한 권과 노트북을 들고 카페로 향하자."


직장인이지만 자기 계발도 이어가는 나로서의 다짐이다.


KakaoTalk_20250202_233136288.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