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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노이즈들을 향하여

에어팟과 이별하기

by 오터
Q. 여러분들의 하루 에어팟 혹은 이어폰 사용 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A. 저의 경우는 첫 이어폰을 고등학생 때 사용해 봤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인강을 들을 목적이었고 그 뒤에는 부모님의 질문을 피하기 위한 용도였어요.


그렇게 이어폰의 중독자가 되었다. 서울에 상경하고는 덜컹거리는 지하철의 소음, 빵빵거리는 도로의 소음들을 피하고자 이어폰을 착용했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강의도 모두 이어폰을 통해 들었다.


취업 후 받은 월급으로 에어팟 프로를 구매했다. '노이즈 캔슬링'이란 기능은 정말 지구 최대의 발명품이라고 생각했다. 세상 속에 나 혼자 갇혀 고뇌하고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하지만, 아차 싶은 순간도 있었다.

워낙 기능이 좋아서 그런가. 카페에 갔는데 사람들이 다 밖에 서 있어 '왜 그러지?' 생각하며 태연하게 자리에 앉았다. 노래가 바뀌며 알았다. 화재경보기가 울려 사람들이 모두 나가 있었다는 것을. 정말 불이라도 났으면 큰일 났을 순간이었다.


또, 지나다니는 차 소리를 듣지 못한다거나 옆사람이 하는 말을 놓치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러한 이유들도 있지만 에어팟을 멀리하기 시작한 계기는 다음과 같다.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으면서 되도록이면 다크 한 소설, 에세이는 피하기 시작했다.

그 감정들이 전염되는 느낌이라 할까?

근데 노래도 마찬가지였다. 이별 노래를 너무 들으면 가사에 빠져 들어 우울해지고,

아이돌들의 신나는 노래를 들으면 귀가 아파 심장이 두근거렸다.


가사가 많은 노래는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이었다.

요즘엔 최대한 에어팟을 끼지 않고 하루를 보내려 노력하며,

너무 시끄러울 대는 '명상을 위한 노래'라고 검색해 최대한 가사가 없는 노래를 찾아 듣는다.


많이 줄였다고는 하나 여전히 나의 Audio Level은 높은 편이다.

휴대폰 기능을 통해 이어폰을 통한 소음 노출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으니 밤 시간을 이용해 한 번 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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