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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의 변(辨)

by 박지향 Galadriel


미안합니다

당신을 찌르고 말았군요


나도

처음부터 삐죽하지는

않았답니다


땡볕과 타는 갈증

포식자들의 발톱을 막아 내려면

뼈를 깎는 고통을 누르고

가시가 되어야

했지요


혹한의 밤을 지나고

한낮의 폭염을 버티며 피워낸

노란 꽃 한 송이


하루를 천년처럼 견디어 본 적 없고

불타는 사막을 건너 본 적 없는

당신은


부디

찰나의 유혹으로 꺾지도 말고

쓰잘데 없는 가시란 누명으로

나를 찌르지도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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