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지향 Galadriel Aug 15. 2023

유혹

두 가지 용서를 구합니다

슬그머니 지워버렸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줄 알았는데 "도대체 다 어디로 갔어요?" 라며 시작한 장문의 추궁?? 을 메일로 받았습니다. 하마터면 '사랑합니다' 고백할 뻔했습니다. '이렇게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는구나' 고맙고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장문의 용서를 구했습니다. 혹여 의아해하시는 분이 더 계실까 하여 몇 자 적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용서를 구합니다.


첫 번째: 

주기적으로 찾아드는 유혹이 있습니다. "모두 지우고 다시 시작하자"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제일 먼저 발행한 브런치북 3권을 지웠습니다.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출간되었으니 굳이 곡간에 저장해 두어야 할 이유도 없는 것 같아 지우고 말았습니다.

구독해 주시고, 달아주신 소중한 댓글을 보며 '댓글로 인해 원글이 완성되는 기쁨을 많이도 누렸구나' 새삼 감사했습니다. 하여, 당연히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언제든 볼 수 있게 스크린 샷으로 보관하였지만 그래도 아까워서 눈물을 머금고 지웠습니다. 언젠가  발표한 시 "발자국"에서 드러낸 마음처럼 지워야 하는데 지우지 못한 욕심을 지우듯.... 그렇지만 마음에 그리고,  노트북 맨 윗줄에 선명하게 남겨두었습니다.


두 번째: 

몇 편 쓰는 것으로 단테와의 독대를 마치려 했습니다. 쓰다 보니 예상보다 길게 가야 할 것 같아 발행한 두 편의 글을 다시 매거진으로 묶으려 합니다. 우왕좌왕 시끄럽게 만드는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아시는 것처럼 매사가 치밀하지 못하고 구멍투성이입니다.


부디, 두 가지 죄를 모두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일깨워 주셔서 고맙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