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원래
엄마는
꿈꾸지 않는
여자 사람입니다
내가 당신의 꿈이니까요
지어주시는 새벽밥은
당연히 먹고
당연히 나를 기다리시던
어두운 골목길에서
당연하게 받아 들고 걸으시던
내 책가방 속에 넣어두신
엄마의 꿈
네 꿈이 내 꿈이니
"큰사람 되거라" 하시기에
고봉으로 퍼 주신 더운밥을 먹고도
당신의 더운 마음 한 숟가락 읽지 못한
키만 큰 장님이다가
늦가을 서릿발 아래 꿇어앉은 당신이
닳아 헤진 무릎으로 안고 계신
들깨알,
그 마알간 눈동자에서 읽고
말았습니다
당신도 꽃인데
꽃인 줄도 모르고
'자식'이라 이름 붙인 '제단' 앞에
아흔다섯 해 엎드려 바친
들깨꽃의 기도를….
(시작노트)
수필 "장민호는 내 아들이다" 편에서 부르고 싶어도 불러보지 못한 아들의 이름 "헨리" 대신
가수 장민호씨 이름 "민호"를 외쳐 부르시고 당신의 아들 보듯 보시던 할머니 타라의 피 끓는 모정을 들깨꽃에서 보았습니다. 할머니 타라와, 당신도 꿈이 있었는데 "네가 내꿈" 이라 하시던 사랑하는 내 어머니와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께 사랑과 존경을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