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시작되었다

물놀이

by 청개구리엄마

계곡이든 바다든 어디 물분수든 실컷 여름에 할 수 있는 곳이라면 그전에는 누가 부르면 열일 제치고 냅다 뛰어가기 바빴다 어디든 가면 아이들이 좋아하고 더위를 식힐 수 있으니 체력도 넘치는 두 녀석 까맣게 그을린 팔다리에 오이를 슥슥 잘라 붙여두고 그새 못 참고 붙인 오이 빼먹는 아들이 귀엽기도 했던 모습이 이뻐서 마냥 즐겁다가 벗겨지는 피부에 깜짝 놀란 토끼눈도 그저 귀엽고 이쁘기만 했던 그때가 추억이다


방학을 앞두고 커트를 하러 가는 길

도로가 타들어가는 날씨에 짧은 2.3분 남짓한 그 거리에 갑자기 어 하더니 보이지 않는다는 아들

수술 한 달 남짓 지난 그때라 나는 크게 동요하지 않은 척

아 그래 힘들어졌나 봐 또 수술해야 할지도 모른다는데

수술 한쪽은 괜찮은데 반대쪽이 불편한 거라고 아이 손을 잡고 얼른 건물 안으로 들어가 살폈다

괜찮아지고 있다는 아이의 말에 나는 진짜 괜찮은 듯

너무 덥다 진짜 지구가 화내고 있나 봐 우리 얼른 머리 커트 하고 집 가서 시원한 아이스티나 먹자며 아이의 놀란 맘을 환기시켜 주었다


여름이면 동네 분수대 근처만 지나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물놀이터에서 친구들이 오자고 할까 봐 괜히 마음이 졸이게 되는 엄마의 맘을 아는 걸까 아들은 물놀이하고 싶은 여름

집안에서 티브이와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는 게 당연하다는 듯 말도 안 하고 자연스레 조심하는 거 같다

목욕탕 가서 냉탕에 놀고 싶은 거 집 욕조에서 물 받아 실컷 놀다 씻고 싶다는 아이를 말리는 것보다 얼마나 하고 싶을지 물에서 맘껏 뛰어놀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알기에 아이의 상황이 그저 슬프다

내 새끼는 물만 있으면 그저 좋아서 못 사는데 그걸 하자니 안 좋고 그걸 하면 내속이 바싹 타니 어쩌지 못하는 줄타기에 무더운 여름이 야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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