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 건

휴지통 비우듯

by 청개구리엄마

너무 속상했다

유독 긍정적인 내가 평화롭게 매사 둥글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유독 그 부분을 빼다 박아 태어난 내 아이가 아파서 받은 대접이 내가 그동안 헤헤 거리며 수긍하고 척척 따라준 게 고작 이것밖에 안된다는 게 아 역시 역지사지는 없는 사람들이구나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없구나 아니 가는 것도 내가 해야 된다는 게

서러웠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서러움이 몰려왔다 이제는 없는 아빠의 존재가 잊힐만한 그 시간 30년들이 한꺼번에 40살이 되어 돌아온 것 마냥 서럽더랬다 하지만 또 주저앉기도 울고만 있을 수도 없다

일 년 또 일 년 버티다 보니 45살이 되었다

처음의 서러움도 속상함도 이해받지 못한 모든 게 내 성격이 그렇듯 글로 마구 퍼붓자는 심정으로 써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사그라졌다

촛불이 산소를 만나 활활 타오르다가 심지가 다되어 꺼지듯 내 맘의 일렁임이 줄어든 거 같다

서로 보지 않고 만남을 줄이며 나는 아이들의 엄마로 아내로 하루하루 잘 보내는 게 내 터질듯한 마음 다스리는 거라고 부질없이 빈 공간에 쏘아 붓는 게 힘도 아깝다 요란 떨 것 없이 나는 그저 내가 살아온 대로 아니 오지랖은 조금 줄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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