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짝이 신발

왼발 왼발 걷던 걸음

by 인해 한광일


어린 시절

나머지 공부하다가

교실에서 제일 나중 나와 보니

왼쪽 신발만 두 짝 남았다


그렇잖아도 혼자 가야 하는 길

내 오른쪽 신발이 없어져

눈물이 나려는 걸

꾹꾹 눌러 참고


왼발에 왼쪽 신발

오른발에도 왼쪽 신발을 신고

집으로 향했다


누굴까, 그 아이?

내 오른쪽 신발

왼발에 신고 간 그 아이?


집까지 가는 동안

그 애의 왼쪽 신발이 내 오른발한테

자꾸만 나가랬지만


'난 뭐 네가 좋은 줄 아니?'

오른발은 왼쪽 신발에 물리면서도

타박타박 끝까지 걸었다


왼발 왼발

왼발 왼발


집에 다 와 가도록

오른발은

옳은 걸음 한 번 걷지 못했다


누굴까,

제 왼발로 내 오른발 걸음

걸으며 간 그 아이?


내 걸음을

왼발 왼발

걸어가게 한 그 아이?


이상한 건

정말 이상한 건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내 오른쪽 신발은

끝끝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누구였을까, 그 아이?

수십 년 묻어 둔 궁금증은 사실

이 나이 먹도록 조금도 흐려지지 않았다는 걸

그 아인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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