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닭, 사육신 배짱으로
시장 통닭, 기름 솥에서 목욕재계하다
또 해체 쇼가
보고 싶은 거냐?
기름종이를 찢고 나온
튀김 통닭 한 마리
머리도 없이
발가락도 없이
해볼 테면 해 보라며
두 날개와
두 다리를 헤벌리고
식탁 위에 벌러덩 누웠다
온갖 살점을 뜯기고
온갖 근육이
발기발기 헤집어져도
다리뼈가 부러지고
목뼈 갈빗대가 흩어지고
날개뼈가 부서져도
소름 끼치는 매운 고문에도
뼈만 남는 천형에도
목소리만은
한 점도 내어주지 않겠다며
통닭은 미리
머리만은 빼돌려 두고 당당하다
사육신 같이
결연한 기개로
해볼 테면 해 보라며
다리를 찢을 테냐
날개를 꺾을 테냐
통닭,
절대로 치킨으론
불리지 않겠다며
해체의 순간에도 당당
벌러덩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