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에 진심을 다하다
소위 나이 먹은 거 하나로
꼰대라 일컬어지는 사람들
(혹시 꼰대는 '꼬인 그대'의
줄임말은 아닐는지)
마늘 냄새 쯤 어떠랴 한다
입 속이 좀 얼큰해야 한단다
무를 넣어야 시원하단다
그걸 한 번에 품은 김치가 최고란다
삼겹살 구울 때는 물론이고
횟집에서도
돈가스, 비프가스를 만날 때도
햄버거를 씹을 때도
김치는 있어야 한단다
애 먹기 힘들지 않게
맵지 않은 거 먹잘 때
그냥 빵에 콜라 먹잘 때
피자나 한 판 시키잘 때
밥 먹자는 그대의 주장이 밀쳐지고
햄버거나 물어 뜯게 되었을 때
김치가 나오지 않는 덴 줄
뻔히 알면서도
'김치 없냐?'
꼰대짓을 하고 만다
생목이 올라오는 밀가루 음식을
김치로 눌러주지 못해
그대의 속도
그대의 속처럼 꽉 막혀
소화불량이다.
그대 곁의 며느리는
잔에 콜라를 콜콜 따르며
그대의 아니꼬운 표정을
다리 꼬아 외면한다
그대들의 좀처럼 풀어지지 않는
꼬인 속과 다리에
그대 아들의 식사도
꼬인 건 마찬가지다
'모여 밥 먹는 것까지
꼬일 일이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