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 친구에게

by 인해 한광일

자네 또
나이를 잊고 토라졌다며?

도저히 못 참겠던가?

그러니 날 형이라 부르라는 거야

그래, 그래
그렇게 가슴을 치는 거야
이 나이 먹도록
가슴이 간장종지라니


상대에게서 물러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거야


가슴을 쾅쾅 치며

자책하는 거야


나이가 아깝다,

내 그릇이

그릇되도다, 그릇되도다


나이 오십이나 되어

끓어 넘치다니

그릇되도다

자성하는 거야

자구(自求)의 망치로 쿵쿵

제 가슴을 연방 두드려

방짜 유기처럼 막 넓히는 거야


웬만해선

끓어 넘치지 않을 만큼

크고 넙적하게 두드리는 거야


그러고나서 다시 세상을 향해

가슴을 내미는 거야

무슨 소릴 들어도 받아내어

호탕하게 증발시키는 가슴으로 서는 거야

그게 오십이 알아야 할 천명이란 거야, 이 친구야


아무리 세상에 패해도

아프지 않은 가슴이 되는 나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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