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프라이
스스로 헐랭이 엄마라는 그녀는 고3 엄마다
아직 이른 새벽인데
아이가 늦었다며
발 동동 구른다
아이를
생짜 굶길 순 없다
도서실을 향해
이미 시동이 걸려 있는
딸 아이를 붙들어 놓고
부랴부랴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른다
캄캄한 하늘 같은 프라이팬에
기름이 겉돈다
급하게 달걀을 깨뜨려
노란 달 하나를 튀긴다
아이가 초침에 쫓기며
깡충거리는 와중에도
달걀이 익어가는 모습을 보며
딸 아이의 밤길이 언제나
이 만큼만 밝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달이
아이의 입에
물려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서야
늦잠의 미안함을 강아지 귀 만큼 접고
밖으로 사라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본다
엊저녁부터 굶은 속에
달랑 달걀 프라이 하나 구겨 넣었을 뿐인데
새벽이
뿌옇게 밝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