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하나는 처음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시작할 엄두가 안 나는 것들이 있다.
그것이 내겐 해부학 공부였다
아마 이 글을 읽으며
금세 싫증이 났다면,
부족한 내 필력도 한몫하겠지만,
뼈와 관절이라는 단어들이
질긴 음식처럼 씹히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월요일이다.
봄이 오려는지,
햇살이 밝다.
이 따스한 오후가 나를,
따스한 햇볕아래서 거닐게 만든다.
선크림 두툼이 바르고 나온 나는
햇살 속으로 몸을 밀어 넣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은 후덥지근할 정도로 햇살이 가득했다.
예상치 못한 열기에 얼른 외투를 벗어 걸었다.
책상에 앉아 잠시 또
햇살을 만끽했다.
이 햇살 아래선 해부학 공부도 할 수 있겠다는 엄두가 났다.
건장한 체격의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해부학 강의.
그와 함께, 그리고 챗GPT와 함께,
든든한 선생님들을 나란히 하고
나는 해부학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오늘은 팔꿈치의 뼈와 관절을 배웠다.
이 글에 그 장황한 내용을 풀어놓고 싶진 않다.
쓰는 나도, 읽는 사람도 그다지 흥미롭지 않을 테니까..^^
해부학을 공부하다 보면
이 뼈가, 이 관절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그 기능에서 벗어난 움직임이
어떤 손상을 가져오는지를 알 수 있다.
배우다 보니 알아가는 재미도 크다.
하지만 이 재미가,
지난날 덕분인 것 같아 얼굴이 빨개진다.
지난날 회원님들이 물어본 질문들 앞에서
얼버무렸던 내가 떠올라 아쉬움이 치밀어온다
그때 조금 더 제대로 설명해 줄 수 있었다면,
“그들이 통증에서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들.
그런 순간들 덕분에
이 공부에 온 정신을 집중할 수 있게 된 게 아닐까 싶기도 한다.
얼굴이 빨개지는,
그런 나의 부족했던 기억들이다.
해부학 책을 펼치면 모르는 단어들이 빽빽하다.
여덟 해 전, 요가를 시작했을 때도 그랬다.
처음 보는 아사나(동작)들이 많아 막막했지만,
한편으론 앞으로 배울 것들이 많다는 사실에 기대가 됐다.
모든 게 처음이었으니, 모든 게 처음처럼 재미있었다.
해부학 앞에서
다시 한번 그 마음가짐을 떠올려보자
이 단어들이 처음이지 않은,
무뎌질 순간들도 언젠가 올 테니까.
요가든, 이 단어들이든
어떠한 경험들 모두 마찬가지다.
처음 앞에서 ‘처음’을 소중히 여기고
도전하는 것은 진귀하다
우리 모두가
수많은 처음을 지나왔듯이.
스물 하나,
나의 모든 ‘처음’들을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