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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독기 Aug 23. 2021

직장인이 자격증 공부를 한다는 것의 의미

Feat. 구밀복검(口蜜腹劍)

저는 12년차 직장인입니다.

벌써 그렇게나 시간이 흘렀나 싶은데, 이제 누가 보더라도 중견사원으로 불리울 만큼 회사생활에 적응할대로 적응했고, 찌들대로 찌들어 있습니다. 오히려 회사원이 아니면 누구인가 이상할 정도로 저는 명실상부한 '회사원'입니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하루의 할일을 챙기고, 퇴근시간 또는 상사의 눈치에 맞춰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해오고 있습니다. 무엇 하나라도 끊임없이 지속하는 거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저는 어려운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뿐만은 아니겠지요. 오늘날 아니 과거에도 직장인은 항상 이렇게 정년퇴직때까지 같은 일상을 반복하면서 하루를 채워나가는 삶을 살았습니다. 아니 살아야 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겪는 여러가지 애환들로, 거의 매년, 매월, 매주 때려치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회사 말고는 특별히 대안이 없었기 때문일 겁니다.


직장인들은 좋든 싫든 하루 8시간은 회사에 얽매여 있습니다. 

단시간 근로자, 알바, 프리랜서, 특수형태고용종사자 이런 분들은 그 시간이 다소 짧을 분 기본적으로는 회사에 내 시간을 붙잡혀 있는 셈입니다. 내 시간이 아닌 회사의 시간, 그 시간동안 회사가 원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최근 '내가 하는 일을 성찰해 보고,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 의미를 깨닫는 다면, 직장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가지고 더 열심히 일할 수 있게 된다'고 설득하는 책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있습니다.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어렵게 취직한 직장인데, 열심히 해서 인정받고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것이 중요한 요즘 하기 싫은 일을 이런 식으로 의미부여해서 하고 싶은 일로 만드는 것도 어떻게 보면 필요하긴 합니다.


그러나 본질로 들어가보면, 결국 이 일은 나와는 특별히 관계없는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 일로 인해 내가 얻는 것은 임금입니다. 그 외적으로 얻는 것은 이 일이 갖고 있는 본연의 성질이 아닙니다. 일을 하다가 내가 부수적으로 얻어가는 것일 뿐이죠. 냉정하게 말해 회사는 임금을 우리는 노동을 제공하는 관계에 불과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아담이 선악과를 먹은 죄로 평생 일을 하도록 시키셨습니다. 일이란 태초부터 '벌'의 개념이었습니다. 그런데 '벌'을 받으면서 의미를 찾고, 긍정적으로 직장생활에 임하여야 한다는 논리는 제 머리로는 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책들이 주는 조언은 결국 현실을 부정하고 고통을 무디게 하는 아편에 불과한 것 아닐까요?


그래서 직장인들은 일탈을 꿈꿉니다.

멋지게 사표를 내 던지고 자유가 있는 직장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그립니다. 현실의 고통을 다 내 벗어 던지고 여유로운 일상이 있는 저 멀리 어딘가로 나가고 싶어합니다. 직장인으로서 겪는 루틴의 사슬을 벗어나는 방법은


1. 로또, 2, 상속, 3, 재테크, 4. 창업 또는 개업 

이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중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3. 재태크입니다.

1.2는 가능성이 0에 더 가깝고, 4는 성공확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3은 주위에서 심심찮게 크게 벌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을만큼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그래서 지금 주식, 부동산, 비트코인, 기타 재테크에 대해 광기에 가까운 관심을 보이는 것이겠지요.


저 역시 직장인의 루틴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찾은 것이 바로 자격증 공부입니다. 바로 4번을 위한 전제조건이었죠. 1,2는 당연히 나와 거리가 멀고, 3은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소심한 성격에 그 큰 돈을 투자해서 돈복사라는 무모한 일을 하는 것은 제겐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결국 남는 것은 창업/개업인데 특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몸을 잘 쓰는 것도 아니라 일반적인 자영업은 애시당초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격증을 취득해서 개업을 하자'는 것이 저의 큰 계획이었던 것입니다.


기술쪽 일을 했다면 관련 자격증이나 면허를 땄겠지만, .10년 넘게 노사업무만해 왔고 보고서 쓰는 것 외에는 특별한 기술도 없었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자격증은 많지 않았습니다. 바로 '공인노무사'였죠.


공인노무사 시험 자격을 찬찬히 살펴보니

정말 훌륭한 자격증임에 틀림없었습니다. 제가 꿈꾸는 개업도 할 수 있고, 전문가로서 사회적인 영향력도 행사할 수 있고, 수입도 나쁘지 않다고 하고, 사건 수임, 컨설팅, 자문, 강의 등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자격증이었던 것입니다.

"10여년간 종사했던 노동분야의 전문성을 나라가 인정해주는 자격증이라.."


직장인은 대부분 직장을 정년까지 다니고 퇴직 후 여생을 즐기겠다는 생각을 갖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수명이 길어지고, 노동 가능 연한도 늘어난 상황에서 정년퇴직을 근로할 수 있는 데드라인으로 보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입니다. 내 인생의 커리어가 '00 회사 재직 후 퇴사' 이것만 존재한다면 좀 아쉽지 않을까요?


퇴직 후에도(그 퇴직의 시점이 자신이 생각하는 보다 훨씬 빨리 수도 있습니다) 일을 꾸준히 있다는 매력, 내가 나만의 전문성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있다는 매력, 적지 않은 수입이 보장되는 국가가 인정해주는 자격이라는 매력.


매력 넘치는 자격증을 직장인이라면 한 번 도전해 볼 만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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