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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독기 Aug 28. 2021

직장인 수험생이 되면 변해야 하는 것들

저 처럼 취업 후 10여년간 직장생활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학생의 신분 이후로 상당히 난이도 높은 시험을 준비해 본 경험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교육이라곤 회사에서 시키는 의무교육이나 직무교육이 전부일 것이고, 어학이 필요해 학원에 다니며 토익이나 스피킹 시험을 준비한 경험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공인노무사 시험은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난이도가 높고, 그만큼 노력도 많이 들어가는 시험입니다. 공부시간과 노력이 정비례하지도 않는 변수가 많은 시험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난이도는 난이도 대로 높고, 결과의 불확실성도 큰 시험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시험을 준비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직장인이라면, 각자 나름의 동기가 있을 것입니다. 어렵더라도 꼭 이 자격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 시험에 도전하는 것이겠지요. 바로 이것이 과거 우리가 대입수능을 준비했을 때와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시험공부의 동기가 어디서 오느냐, 즉 비자발적 시험 준비와 자발적 시험 준비의 차이는 하늘과 땅 만큼이나 차이가 큽니다.




비자발적인 시험은


대게 공부를 위한 환경이 모두 갖춰져 있습니다. 하루의 스케쥴이 공부만 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고, 부모님과 학교도 공부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과 격려를 해 줍니다. 그리고 이 힘든 공부를 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친한 친구들도 똑같이 합니다. 공부만 하더라도 이상할 것 없고, 공부만 하는 것이 당연한 시절이죠.


자발적 시험은


주위 환경이 공부할 만한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공부이기 때문에 스케쥴을 내가 짜야 하고, 회사가 공부하는 직원에게 아낌없이 지원해줄리도 없습니다. 부모님은 이제 부양의 대상이지 내가 지원을 기대할 분들은 아니십니다. 그리고 주위의 동료들은 자신의 업무만 할 뿐 내가 무슨 시험을 준비하든 별로 관심도 없습니다. 직장에서 일은 안하고 공부만 한다면 눈총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직장인 수험생은 환경적인 어려움을 다 감수하고서라도 어릴 적 대입시험을 준비했을 때와 같은 노력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분들입니다. 그 용기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감수해야 할 어려움을 생각하면 연민의 감정도 느끼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과감한 도전이고, 어떻게 보면 무리한 도박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직장인으로서 어려운 시험을 준비하면 위와 같이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상태가 대부분이라 이제부터는 생활의 변화가 필요한데 그것을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변화가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시간개념입니다.


그 동안은 직장생활이 중심이었고, 나머지 시간은 조금 유연한 자유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직장생활 뿐만 아니라 시험공부도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직장은 하루 최소 9시간을 보내야 하는 곳이라 회사가 정한 업무와 회사가 정한 스케쥴에 따라 열심히 일을하고 지력과 체력을 소모합니다. 이제는 거기에 더해서 내가 정한 시간과 스케쥴에 따라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 지력과 체력을 다시 한 번 써야 합니다. 그만큼 정신적 육체적인 에너지가 더 투입이 되는 것입니다.


체력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장기간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수험기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물으면 80% 이상은 체력관리라고 말씀하십니다. 한 두달 준비하는 시험이 아니라 1년 이상 달려야 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중간에 체력이 방전되거나 문제가 되면 시험 자체를 치르지 못하거나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고 맙니다.


그래서 전업 수험생 조차도 일부러 시간을 내어 1~2시간씩 체력단련을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직장인은 그보다 더 체력이 중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 처럼 직장인 수험생은 하루를 2번 사는 셈입니다. 에너지 소모가 일반 직장인, 전업 수험생 보다 더 크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체력관리는 중요합니다.


주변 사람과의 관계도 정리가 필요합니다.


취준생 시절을 지나 회사에 당당하게 입사했다면, 그때부터는 사회적 네트워크 구축을 잘 하라는 조언을 들으셨을 것입니다. 가깝게는 회사 안에서의 인간관계, 멀리는 관계되는 업체, 기관, 거래선, 파트너들과의 교류도 챙겨야 하고, 부모님과 형제자매도 챙기게 됩니다. 그것이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험을 보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상 이중에 60%는 모두 정리해야 합니다. 정리하라는 의미는 그 숫자를 줄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인적 네트워크를 위해 소모했던 시간과 에너지의 양을 절반가까이 줄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회식이나, 식사 등으로 했던 교류를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대신하고, 각종 경조사 참석도 대리 참석을 부탁한다든가 선택적으로 참석하는 등의 조절이 필요한 것입니다.



멘털이 보다 더 강해져야 합니다.


직장인은 좋든 싫든 회사가 시키는 일을 합니다. 그것이 어려운 일이거나 사소한 일이거나 하기 싫은 일이라면 거기에서 오는 업무 스트레스가 상당합니다. 거기에다 같이 일하는 상사나 동료가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을만큼 클 것입니다. 직장인들이 그런 스트레스를 견디며 오랜 기간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 만으로도 보통 멘털이 강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시험공부를 하기로 한 순간부터는 거기에 더해 공부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가 추가됩니다. 일을 일대로, 인간관계는 인간관계대로 힘든데, 공부까지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직장인 수험생들은 보다 강인한 멘털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멘털이 강한지 아닌지는 시험 직전에 알 수 있습니다. 수험생이라면 열에 아홉은 시험 전날 멘털이 붕괴 직전까지 몰리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걸 견디고 시험장에 가느냐 그걸 견디고 끝까지 책을 보느냐가 승패를 가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멘털이 약한 분들은 종종 그걸 견디지 못하고 시험을 중도에 포기해버리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직장인 수험생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멘털을 가질 수 있도록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이처럼 직장인 수험생의 신분으로 전환이 되면, 여러가지로 변화되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하나 같이 만만치 않은 일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은 충분히 존경스러운 분들입니다. 제가 직장인 수험생 여러분들께 글을 드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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