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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들 May 14. 2021

#5 아버님, 어머님은 영어로 뭐지?

마더? 파더?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 마지막 기내식을 먹고 잠을 청하려는데 불쑥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남자 친구 부모님을 만나면 뭐라고 불러야 되지?’


 우리나라는 어머님, 아버님이라고 부르면 되는데 그냥 Mother, Father라고 하나? 아냐  엄마, 아빠도 아닌데 그건 아닌  같아. 그럼 Mr, Mrs라고 불러야 되나? 아님 Sir? Ma’am? 인가? 아니면 설마... 정말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이름을 부르는 건가?? 미국에 오기  나름 모든 것을 철저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호칭 문제에 대해서는 찾아보지 않은 건지... 인터넷이  되는 비행기 안에서 괴로워하던 나는 어쩔  없이 남자 친구에게 도움을 구했다.


“스캇…  큰일 났어ㅠㅠ  너희 부모님 만났을  뭐라고 불러야 될지 모르겠어ㅠㅠ 그냥 Mother, Father라고 부르면 될까?”


“What?? ㅋㅋㅋㅋㅋ 뭐래 ㅎㅎ 너희 부모님도 아닌데 Mother, Father라니ㅋㅋ ...  친구들은 이름으로 부르니까 너도 그냥 이름을 부르면  거야.”


뭐라고??? 부모님을 이름으로 부르라고? 너무 버릇없어 보이지 않을까?? (유노 아임 프롬 동방예의지국) 예의 바르게 Mr.ㅇㅇ, Mrs.ㅇㅇ로 불러야 되지 않을까? 아니면 Sir, Ma’am 어때?”


그게  이상해 ㅋㅋㅋㅋㅋ  불안하면 우리 부모님 만났을  직접 물어봐. 뭐라고 불러야 되냐고.”


그걸 영어로 어떻게 말하는지도 름”


“What should I call you?라고 하면 .”



 그렇게 예상치 못한 문제에 봉착한 나는 What should I call you? What should I call you? 미국에 도착하기 전까지 수도 없이 연습하고  연습했다. 불안과 긴장으로 범벅이 되어 도착한 공항에는 남자 친구의 부모님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1 반만에 아들을 만난 부모님은 그렁그렁한 눈으로 아들을 힘껏 껴안았다. 나는 남자 친구의 부모님을 처음 만나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추리닝에 안경을  차림으로 뻘쭘하게  있었다. 아들과의 포옹을 마치고 아버지가 나를 돌아 보았다.


“Hi! Nice to meet you!”

“Nice to meet you too!”

“Give me a hug!”


  허그를 달라고? 남친 아빠의 갑작스러운 허그 요청에 당황했지만 나는 최대한 쿨하게 아무렇지 않은  엉덩이를  빼고 엉거주춤 허그를 나누었다. 그의 어머니는 나처럼 아담하고 아버지는 키가 컸다.    멋진 미소를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 한쪽을 쏙 빼닮았다기보다  분의 예쁜 부분만 골라 닮은  같았다. 보라색을 만들기 전의 빨간색과 파란색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그건 렇고 일단 호칭을 정해야 된다. 호칭, 호칭, 호칭...! 나는 최대한 좋은 타이밍을 골라 비행기 안에서 그토록 되뇌었던 문장을 꺼냈다.


“Ah... what should I call you?”

“Oh, my name is Terri and my husband is Tom.”


 음, 이름을 물어본 게 아닌데 ㅠㅠ 그래서 뭐라고 부르냐고요 ㅠ


“So... Can I call you Terri?”

Yes. You can call me Terri.”

“Ah, OK.”


  진짜 이름으로 불러도 되는구나. 문화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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