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생각

by 보들

나는 멍하니 시내 버스 좌석에 앉아 창 밖을 내다보다 창틀에 뽀얗게 쌓인 먼지를 보며 생각했다.

'아...닦고 싶다'


주머니에는 아까 거리에서 교회 신자가 나눠준 물티슈 하나가 들어있다. 그걸 꺼내서 저 까만 먼지를 닦아내면, 사람들이 날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하겠지?

만약 버스에서 물티슈를 나눠주고 구석구석 청소를 한 사람에게 버스비를 감면해준다면 어떨까?

버스카드를 삣!하고 찍은 후 옆에 비치된 항균 티슈를 톡!하고 뽑는다.

자리에 앉아 손잡이, 유리창, 창틀의 먼지를 닦는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 물티슈를 쓰레기통에 버리면 센서가 더러움을 인식하여 실제 청소 여부를 판단한다.

하차 태그를 하면 요금이 50원 감면된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쇼츠를 셔플하며 뇌를 튀기는 것보다 훨씬 생산적이지 않은가.

버스는 깨끗해지고 나는 성취감을 얻는다. 공공 위생이 개선되고 승객은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


엉뚱하긴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제로인 이야기는 아니지 않은가. 그냥 그런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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