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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들 May 11. 2022

초심


초심을 잃었다. 남편에 대해 써보겠다고 야심차게 시작한 브런치에 글을 안올린지도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신혼 2년차. 이 시기에만 느낄 수 있는 남편에 대한 애정을 사진이나 그림으로 남길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나만의 언어로 남기고 싶었다. 그런데 브런치를 시작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초심을 잃었다. 내가 그렇지 뭐. 난 원래 지구력이 없는 인간이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오래 달리기가 제일 싫었다. 힘들면 쉬었다 가면 되지 죽을만큼 힘든데도 지속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다른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벌려놓고 중간에 손을 뗀 일도 많다. 그래도 이번에 브런치는 꾸준히 하고 싶었는데. 지금밖에 느끼지 못하는 감정과 나날들을 글로 남기고 싶었는데 하루 하루 느끼는 귀중한 감정과 시간을 날리는 나 자신이 싫어졌다. 다시 초심을 찾아야겠다. 내가 왜 남편에 대해 글을 쓰고 싶었는지 나에게 영감을 준 책들을 다시 한 번 찾아보자 싶었다.


내가 남편에 대한 글을 쓰기로 마음먹게 된 배경에는 우연히 읽게 된 세 권의 책이 있었다.


첫번째 책은 이주영 작가님의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두 번째 책은 일본의 K. Kajunsky작가님의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또 죽었네?'>,






세 번째 책은 편성준 작가님의 <부부가 둘다 놀고 있습니다>이다.



첫 번째 책인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를 처음 발견했을 때 ‘헐! 나는 미국 책벌레랑 결혼했는데!!’라고 생각했고


두 번째 책인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또 죽었네?'>를 발견했을 때는 ‘헐!! 나도 남편이 퇴근했을 때 맨날 죽은척 하고 있는데!!’라고 생각했고


세 번째 책인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를 발견했을 땐 ‘헐!! 부부가 둘 다 놀고 먹는게 내 꿈인데!!’라고 생각했다.


세 권 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들이지만 그 자리에서 시종 키득거리며 완독할 정도로 재미있는 책들이었다. 나도 내 결혼생활을 이렇게 재미있는 글로 남기면 얼마나 좋을까. 더도말고 덜도말고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지금의 나처럼 키득키득댈 수만 있으면 좋겠다. 글쓰기라곤 일기밖에 안써본 사람이 글쓰기라니. 글을 쓴다한들 특별할 것 없는 일반인의 ‘신혼’이라는 개인사에 누가 관심이나 가지려고 할까? 하지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말에 힘입어 한 번뿐인 우리의 신혼생활을 글로 남기기로 했다.


처음 지은 매거진의 제목은 ‘굴튀김 대신 남편’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떻게 하면 자기소개를    있을지 질문한 독자에게 ‘자기가 좋아하는 무언가에 대해서 써보는떨까요?’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를테면 굴튀김같은  말이에요’라고 덧붙였다. 내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묘사를 통해 본인을 드러내는 방법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나는 ‘굴튀김대신 ‘남편 통해 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굴튀김 대신 남편이라는 제목을 지었었다. 그러다 문득   심플한 제목이 멋져보이는 시기가 찾아와서 ‘평범한 결혼생활이라고 제목을 바꾸었고 최근에는 ‘나너너사 제목을 바꾸었다.


그동안 브런치에  20개가 넘는 남편에 대한 글을 보니 나는 문득 얼마나 남편을 사랑하기에 남편이 모르는 언어로, 그에게 알리지도 않은채 남편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걸까 싶었다. (나나너사는 나는 너를 너무 사랑하나봐의 준말이다. 우엑  조만간 제목을  바꿀듯) 그를 사랑하기에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글을 쓰면서 , 내가  사람을 진짜 좋아하는구나 다시   느끼게 됐다. 아마 결혼 30주년때쯤  글들을 읽어보면 그래, 내가  사람 이렇게 사랑했었지 하고 깨달을  같다.  때쯤이면 남편도 한국어로  글을 이해할  있을만큼 한국어 실력이 늘어있을까?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http://m.yes24.com/Goods/Detail/90903357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또 죽었네?>

http://mobile.kyobobook.co.kr/showcase/book/KOR/9788959196197



<부부가 둘다 놀고 있습니다>

http://mobile.kyobobook.co.kr/showcase/book/KOR/9791196946586?orderClick=Ow4


https://www.smlounge.co.kr/living/article/46716



   가볍게 읽을  있는 너무 재밌는 책들이에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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