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빨간 우체통을 봤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언제나 무심히 지나간 그곳에.
앙 다문 입처럼 입구는 뻑뻑했고,
우체통이 서 있는 곳 주변은
사람 살지 않는 집처럼 뜸했다.
언제부터,
얼마나 그곳에 있었던 걸까.
그리고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불현듯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은 얼마나 많을까 생각하니 아득했다.
새로 생겨나는 것들도 좋지만
그것으로 인해 많은 것들이 밀려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록 많은 이들의 필요가 다했어도,
누군가의 쓸모는 남아있을 것이다.
그 뒷자리가 조금은 한결같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