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따스함의 에세이

엄마와 삼계탕

by 여름

요새 좀 무리를 했더니 몸이 으슬으슬했다. 감기는 아닌데 이때 잘 쉬어주지않으면 큰일이 나는걸 삼십대의 나는 알고있다. 삼계탕을 해먹기로 결심한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몸으로 억지로 장을 보러간다. 사실 말이 거창해서 삼계탕이지 큰 냄비에 닭한마리만 넣고 끓이면 된다. 대파를 살까말까 열번쯤 고민했다. 누군가는 파를 사서 소분한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버겁다. 그렇다고 냉장고에 그냥 보관하자니 이미 대파가 말라 비틀어져 노란색으로 변할게 눈에 선했다. ‘그래도 몸 보신용이니까 그냥 사자’고 결론이 났다.

삼계탕은 쉽게 만들었다. 열번정도 고민하고 산 대파한대를 송송 썰어서 올린다.흰쌀밥도 새로 했다. 잘 익은 배추김치도 꺼내놓고 먹는다. 팔팔끓는 삼계탕에 갓 지은 흰쌀밥을 말았다. 국물이 뜨거운데 시원하다. 어느새 속이 차고, 음식다운 음식을 먹었다고 느낀다. 땀이 송골송골나더니 몸에 오한이 다 빠져나가버렸다. 분명히 컨디션이 안좋았는데 삼계탕을 먹었다고 바로 회복이 됐다고? 나는 한국사람이라는걸 뼛속까지 느끼고 다음에도 아프기전에 삼계탕을 끓여먹겠다고 생각한다.

뜨끈한 삼계탕자체가 몸에 열을 올려주고 땀을 빼줘서 너무 좋은 음식이지만, 내가 삼계탕에 더 끌린건 엄마가 더운 복날마다 사랑으로 끓여준 삼계탕생각이 나서 더 좋은걸수도 있다. 어릴때의 나는 뼈를 발라먹을 필요가 없었다. 그 뜨거운 닭을 호호 불어가며 살을 발라 부드러운부위만 소금에 콕 찍어 내 입에 먼저 넣어주던 엄마가 해주던 삼계탕의 추억이 나를 살린거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감정루틴5